[K리그2] 선두 돌풍 부천…골 넣는 수비수 김영찬의 희망가

입력 2020-05-19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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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이변의 전조일까. K리그2(2부)의 전망이 빗나가고 있다. 당초 유력한 승격 후보는 제주 유나이티드였다. 하지만 개막 이후 2경기에서 얻은 승점은 겨우 1점(1무1패)이다. 제주와 함께 1부에서 강등된 경남FC와 기업구단으로 탈바꿈한 대전하나시티즌에 대한 평가도 후한 편이었지만 경기력을 높이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이들 대신 부천FC가 치고 나갔다. 충남아산(1-0)과 FC안양(2-1)을 차례로 꺾고 2연승(승점 6)으로 단독 선두다. 비록 초반이긴 하지만 부천의 돌풍은 예사롭지 않다.

부천 상승세의 한 가운데 수비수 김영찬(27)이 자리한다. 김영찬은 안양전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장신(189cm)을 활용한 제공권 싸움은 물론이고 머리로만 2골을 넣어 극적인 승리를 이끌었다. 수비수이면서도 세트피스 상황에서는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한 게 주효했다. 전반엔 프리킥 상황에서, 후반엔 코너킥 때 헤더로 마무리했다. 데뷔 8년차에 처음 맛보는 골 맛은 달콤했다.

방송인 이경규의 딸 예림의 남자 친구로 잘 알려진 김영찬은 선수로서는 기대만큼 꽃을 피우지 못했다. 연령별 대표선수를 거친 뒤 고려대 재학 중인 2013년 전북 현대에 입단하며 주목 받았다. 하지만 단 한경기만 뛰고는 대구FC로 임대됐다. 그렇게 임대 인생은 시작됐다. 이듬해엔 수원FC에서 뛰었다. 2015년 전북에 복귀했지만 주전경쟁은 쉽지 않았다. 다시 안양(2018년)과 수원FC(2019년)로 유랑 같은 임대를 다녔다. 올해 부천에 둥지를 틀었다. 달라진 게 있다면 처음으로 완전 이적이 됐다는 점이다.

그는 소속감과 책임감을 강조했다. 개막에 앞서 김영찬은 “어느 순간부터 정착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면서 “성장할 수 있는 팀이라는 생각으로 부천을 선택했는데, 확실시 소속감과 책임감이 생겼다”고 했다. 부천 구단 관계자도 “자신의 할 일을 묵묵히 하는 스타일인데, 완전 이적 이후엔 확실히 소속감이 강해진 것 같다”고 전했다.

완전 이적 효과는 컸다. 개막전에서 무실점 승리에 큰 힘을 보탠데 이어 안양전에서 맹활약하며 자신감이 충만해졌다. 경기 후 그는 “이제 나이도 중고참이다. 팀을 이끌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골에 대한 의지도 컸다”고 했다. 데뷔 골에 대해 “운이 좋았다”고 했지만 기분 좋은 걸 숨길 수는 없었다. 그는 시즌 목표에 대해 “저를 인정해준 부천은 큰 동기가 됐다. 수비수라서 골보다는 무실점 경기를 하고 싶다. 팀을 승격시키는 게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완전 이적과 함께 골 넣는 수비수로 거듭나고 있는 김영찬이 첫 승격을 꿈꾸는 부천의 희망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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