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중 안방’ K리그, 홈 어드밴티지는 존재할까?

입력 2020-05-19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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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뒤늦게 막을 올린 ‘하나원큐 K리그 2020’의 최근 화두는 무관중이다. 어렵사리 시즌은 시작됐지만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팬 없는 일정이 당분간 이어지게 되면서 K리그 구성원들 사이에선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을 수 있는 관중이 없다보니 홈 어드밴티지가 사라질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았다.

정말 그럴까. 정규리그 2라운드까지 소화한 가운데 K리그1·2의 모든 구단들은 한 차례씩 안방경기를 치렀다. 여기서 한 가지 흥미로운 결과가 확인됐다. K리그1의 홈 승률만 높았다.

K리그1 개막 라운드에선 울산 현대, 전북 현대, 포항 스틸러스, 강원FC가 홈팀 승리를 챙겼다. 2라운드에선 상주 상무, FC서울이 승점 3을 얻었다. 반면 K리그2의 경우 개막전에선 단 한 번의 홈팀 승리도 없었고, 2라운드에선 전남 드래곤즈, 부천FC가 웃었다. 나머지는 전부 비기거나 패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현재로선 홈 어드밴티지가 뚜렷하다고 보기도, 없다고 보기도 어렵다. 실제로 홈 어드밴티지에 대한 현장의 시선은 엇갈린다. 그래도 저마다 나름의 이유는 있다.

이점이 존재한다고 보는 쪽은 ‘익숙함’을 이유로 꼽는다. 내 집 같은 클럽하우스 생활과 일상 훈련, 경기장까지 몸에 익은 동선, 편안한 선수단 라커룸과 낯익은 그라운드의 효과가 분명 있다고 여긴다.

여기에 안방 스탠드를 채우기 위한 구단 차원의 노력도 따른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장외 환경을 꾸미는 팀들이 꽤 있다. 특히 이상적인 축구전용경기장(포항스틸야드)을 보유한 포항의 경우, 팬 응원가와 구호뿐 아니라 단순한 웅성거림과 경기장 주변을 지나가는 차량의 경적소리까지 담아낸 다양한 음향을 틀어 정말 팬들이 있는 느낌을 주도록 노력했다. 포항 홍보팀 관계자는 “횟수가 많지 않아도 원정팀은 불가능한 그라운드 적응 훈련을 했고 스틸야드만의 독특한 분위기도 우리가 절대 유리하다. 장내음향도 철저히 우리 중심이라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홈 어드밴티지는 느끼지 못했다”는 쪽도 있다. 전북, 수원 등 평소 뜨거운 안방을 자랑해온 팀일수록 더 그렇다. “오히려 원정팀의 부담이 덜할 것 같다”는 입장이다. 코너킥 또는 스로인을 시도할 때 바로 코앞에서 야유와 욕설을 내뱉는 팬들을 보며 평정심을 잃지 않는 선수는 거의 찾기 어렵다. 수원 이임생 감독도 전북 원정 개막전을 마친 뒤 “어린 선수들은 분위기의 영향을 받는다. 그런 면에서 우리도 이득을 얻었다”고 동조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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