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구자욱. 스포츠동아DB
정답은 세밀한 플레이, 즉 디테일에 있었다.
삼성 라이온즈가 20일 대구 LG 트윈스전에서 3-1 승리를 거두고 4연패에서 벗어났다.
전략의 승리였다. 올 시즌 선발진 가운데 가장 컨디션이 좋은 최채흥과 LG의 핵심 선발자원 타일러 윌슨의 맞대결. 핵심 선발투수가 맞붙는 경기에선 득점 하나하나가 소중하다. 수단과 방법을 가릴 필요도 없다. 19일까지 10개 구단 중 도루시도 2위(14회·성공률 50%)를 기록한 삼성 입장에선 적극적으로 뛰는 것이 한 방법이었다.
그래서일까. 삼성 타자들은 이날 따라 득점에 강한 열망을 보였다. 2회 볼넷으로 출루한 이학주는 김헌곤의 유격수 땅볼 때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2루를 찍었다. 내야땅볼 때 1루주자가 2루에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는 장면은 좀처럼 보기 어렵다. 그만큼 이학주는 간절했다. 곧이어 윌슨의 다소 느린 슬라이드스텝을 틈타 3루 도루에 성공했고, 김헌곤의 좌전적시타에 홈을 밟았다. 결승점이었다.
4회의 주인공은 구자욱이었다. 좌익선상 2루타로 출루한 뒤 이원석 타석 때 체크스윙을 확인하는 틈을 타 3루로 내달렸다. 최초 판정은 아웃이었지만, 비디오판독 끝에 세이프로 번복되며 역대 3번째 팀 4200도루의 금자탑을 세웠다. 후속타자 이학주의 희생플라이로 득점에도 성공했다. 작은 틈을 놓치지 않은 구자욱의 재치가 돋보인 대목이었다. 흐름상 발로 만든 2점의 가치는 상당했다. 6이닝 4안타 1홈런 1볼넷 2삼진 1실점의 호투로 3승째를 따낸 최채흥의 안정감을 고려하면 더욱 그랬다.
수비 또한 완벽했다. 6회초 LG 로베르토 라모스의 솔로홈런으로 2-1이 됐지만, 곧바로 우익수 김헌곤이 김민성의 2루타성 타구를 다이빙캐치로 걷어냈다. 상승기류를 타던 LG의 분위기도 싸늘하게 식었다. 6회말 LG 2루수 정주현의 실책에 편승해 추가점을 얻은 것과 대조적이었다. 이 점수는 끝까지 유지됐다.
대구|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