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입증한 필승조 자격, “이 악물고 던진다”는 SK 김정빈

입력 2020-05-21 12: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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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김정빈. 스포츠동아DB

SK 와이번스가 반짝이는 샛별을 찾았다. 새 좌완 필승조 카드로 떠오른 김정빈(26)이다.

절묘하게 들어맞는 퍼즐 조각이 됐다. 올 시즌 SK는 선발진으로 자리를 옮긴 김태훈의 대체자원이 필요했다. 서진용, 정영일 등 기존 우완 필승 계투진과 합을 이룰 왼손 투수를 애타게 찾았다. 때마침 2019년 상무에서 제대한 김정빈이 혜성처럼 등장했다. 이미 스프링캠프서부터 두각을 나타냈던 그는 개막 엔트리에 합류해 6경기 무실점 행진으로 자신의 이름을 알리는 중이다.

제 힘으로 필승조의 자격을 입증했다. 제구가 안정되면서 경기 운영이 한결 수월해졌다. 이제는 오로지 구위만으로 승부를 내고 있다. 정우람(한화 이글스)도 인정한 체인지업의 위력이 배가되는 것은 물론이다. 덕분에 6이닝을 책임지는 과정에서 9삼진을 솎아낸 한편 볼넷 허용은 한 차례에 불과했다. 범타를 이끌어내 야수들의 도움을 받는 여유도 생겼다.

김정빈도 “볼에 힘이 있으니 직구로 싸워도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타자한테 맞아도 된다는 마음으로 공격적으로 투구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좋은 결과가 따른다”고 미소 지었다. 코칭스태프의 시선도 달라졌다. 김정빈을 두고 “편한 상황에 기용해 경험을 쌓게 하겠다”던 염경엽 감독은 어느새 그에게 동점 혹은 1점차 아슬아슬한 리드 상황을 맡기고 있다.

구속 상승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직구 평균 구속이 141~142㎞에서 144~145㎞ 수준으로 올랐다. 작년 호주 마무리캠프에서부터 최상덕 투수 코치와 머리를 맞대고 랜딩 포지션을 비롯해 투구 메카닉을 수정했는데, 이를 완벽히 익혀놓은 결과다. 김정빈은 “구속이 오르면서 제구에 대한 자신감도 많이 생겼다”고 털어놨다.

선배들에게서도 많은 도움을 얻고 있다. 원정 룸메이트로 지내는 박종훈은 물론 김태훈, 서진용 등도 앞장서 노하우를 전수해주고 있다. 사실상 1군 생활이 처음인 김정빈에게는 큰 버팀목이다. 그는 “형들이 등판 전에는 무조건 공을 세게 던지기보다는 가볍게 던지면서 몸을 풀어야 한다는 조언을 해줬다. 보강을 비롯한 루틴도 알려준다”며 남달리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리고 20일 키움 히어로즈전서는 박종훈에게 직접 보답을 했다. 6회 박종훈에게서 마운드를 이어받아 1이닝 1삼진 무실점 피칭을 펼쳐 프로 데뷔 첫 홀드를 따냈다. 덕분에 박종훈은 올 시즌 3경기 만에 처음으로 승리 투수의 기쁨을 누렸다.

공 하나에 전력을 쏟고 있다. 2013년 SK에 입단하고도 2017년 두 경기 구원 등판이 1군 이력의 전부였던 김정빈에게는 모든 순간이 소중하다. “상무에서 군 복무를 하며 야구에 대한 간절함이 커졌다. ‘내가 1군 무대에서 공을 던질 수 있을까, 자리를 잡을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도 했다”는 그는 “뒤는 돌아보지 않는다. 무조건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중이다. 이를 악물고 던지고 있다”고 힘 줘 말했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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