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G만의 선발승·2주만의 위닝시리즈…막내 서준원이 해냈다

입력 2020-05-24 17:19: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롯데 서준원.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개막 직후의 상승세가 사라진 팀. ‘약관’의 막내에게는 쉽지 않은 환경이었다. 하지만 서준원(20·롯데 자이언츠)는 팀에 7경기만의 선발승, 2주만의 위닝시리즈를 동시에 선사했다.

롯데는 24일 사직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2-0으로 이겼다. 3회말 2사 후 딕슨 마차도의 안타와 도루로 득점권 기회를 잡았고, ‘캡틴’ 민병헌의 우전적시타로 선취점을 올렸다. 8회말 2사 1·2루선 대타 안치홍의 적시 2루타로 쐐기점을 뽑았다. 롯데는 이날 승리로 8~10일 사직 SK 와이번스전 이후 2주 만에 위닝시리즈를 챙겼다. 롯데가 선발승을 거둔 것도 16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노경은) 이후 7경기만이었다.

선발투수 서준원은 6.2이닝 동안 101구를 던지며 3안타 1볼넷 4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다. 지난해 6월 7일 수원 KT 위즈전(6.1이닝)의 개인 최다이닝을 뛰어넘은 ‘인생투’였다. 올 시즌 첫 3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 7.20으로 고전했던 미안함마저 어느 정도 씻을 수 있었다.
큰 위기라고 할 만한 장면도 없었다. 3회까지 단 하나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았고, 4회초 선두 서건창에게 볼넷을 내줬다. 그러나 이정후를 1루수 병살타로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5회와 6회에도 산발안타를 내주긴 했지만 득점권 위기까지는 겪지 않았다. 키움의 강타선을 여유 있게 상대하는 배짱이 돋보였다.

막내가 버텨주자 형들도 응답했다. 서준원이 7회초 2사 1·2루서 마운드를 내려가자 박진형~구승민(이상 0.2이닝), 김원중(1이닝)이 실점 없이 키움 타선을 막았다. 2-0으로 앞선 9회초 등판한 김원중은 안타와 볼넷 2개로 만루 위기를 자초했지만 끝내 세이브를 기록했다.

롯데의 최근 분위기는 뒤숭숭했다. 개막 첫 주 5연승으로 단독선두에 오를 때만 해도 지난해 최하위의 반란을 쓰는 듯했다. 하지만 개막 2주차부터 이날 경기 전까지 3승8패로 저조했다. 벌어뒀던 승패 마진은 모두 까먹었고, 승률은 정확히 5할(8승8패)이었다. 간판타자 한두 명이 부진하자 하위타선의 저조함이 더해지며 지난해의 답답한 공격을 되풀이했다.

허문회 감독과 성민규 단장 체제에는 분명 시간이 필요했지만, 개막 5연승에 취했던 팬들은 벌써부터 비난 여론에 고삐를 조였다. 실제로 팀 분위기도 침체됐다. 땅볼에도 전력으로 질주하던 개막 첫 주의 모습은 사라지고 자신감 하락으로 움츠러드는 모습만 보였다. 악순환의 연속이었다.

분위기에 약한 롯데를 바꾸기 위해선 어떻게든 위닝시리즈로 ‘이기는 맛’이 필요했다.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막내는 자신의 배짱을 여실히 증명했다. 롯데가 2주 만에 거둔 위닝시리즈의 의미가 큰 이유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