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스타 사령탑 황선홍·김남일·설기현의 무패 행진

입력 2020-05-25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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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황선홍 감독-성남 김남일 감독-경남 설기현 감독(왼쪽부터). 사진ㅣ한국프로축구연맹·스포츠동아DB

올 시즌 K리그의 관심거리 중 하나는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활약했던 선수들이 지휘봉을 잡았다는 점이다. K리그1(1부) 성남FC 김남일 감독(43)과 K리그2(2부) 경남FC 설기현 감독(41)이 그 주인공이다. 현역 시절 ‘진공청소기’(김남일)와 ‘스나이퍼’(설기현)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이들이 새내기 지도자로서 어떤 색깔을 보여줄지가 관전 포인트였다. 2년 만에 K리그에 돌아온 대전하나시티즌 황선홍 감독(52)의 복귀 무대도 궁금증을 자아냈다.

사실 집중 조명을 받는다는 건 양날의 검과 같다. 동기부여와 함께 부담감을 짊어져야하는 건 어쩔 수 없다. 다행히 지금까지는 무패행진으로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성남은 승점 5(1승2무)로 1부 5위에 올랐고, 경남도 승점 5(1승2무)로 2부 4위다. 2승1무의 대전은 2부 2위다.

성남은 광주를 상대로 한 개막전에서 혼자 북 치고 장구 친 양동현의 2골에 힘입어 2-0으로 이겼다. 데뷔 승을 일찌감치 맛본 김 감독은 부담감을 덜었다. 이후 인천(0-0), 강원(1-1)과 연속으로 비기긴 했지만 지난해보다 훨씬 적극적인 스타일로 바뀌었다. 특히 강원전에서는 김 감독이 추구하는 공격적인 모습이 엿보였다. 선제골을 내준 뒤 권순형의 동점골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상당히 매서웠다. 성남은 3골·1실점으로 득점과 실점 모두 적은 편이다. 수비 안정이 우선이겠지만 어떻게 공격력을 확대해 가느냐가 관건이다.

지난해 1부에서 강등된 경남은 올해 2부 1위 후보다. 하지만 개막 이후 2경기에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전남과 득점 없이 비기고, 서울이랜드와는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설 감독이 추구하는 전술에 선수들이 녹아들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기다리는 첫 승은 3라운드 안양전에서 나왔다. 선제골을 내준데다 퇴장으로 인한 수적 열세를 극복하고 거둔 역전승(3-2)이다. 또 설 감독의 데뷔승이기도 했다. 경남의 집중력은 칭찬할만하다. 수세적인 상황에서도 송곳 같은 역습을 노렸고, 기회가 왔을 때는 단 한방으로 끝냈다. 설 감독은 “아직 능력치의 70%밖에 보여주지 않았다”며 자신감을 보였는데, 전술적인 완성도를 높이면 경쟁력은 상당할 전망이다.

올해 시민구단에서 기업구단으로 변신한 대전은 강력한 다크호스다. 예상대로 초반부터 치고 나갔다. 수원FC와 개막전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결승골(2-1)로 첫 단추를 꿰고 2차전 아산과는 2-2로 비겼다. 3차전 제주 원정은 대전의 달라진 모습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초반 2골을 내주고 패색이 짙었지만 이후 3골을 몰아넣어 경기를 뒤집었다. 대전의 특징 중 하나는 후반에 강하다는 점이다. 올 시즌 7골 중 후반에만 무려 5골이 터졌다. 베테랑인 황 감독의 전술적인 힘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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