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브리핑] 오재원이 돌아본 더블플레이 시도 상황, BQ 없인 불가능했다

입력 2020-05-27 17: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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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의 경기가 열렸다. 6회초 1사 만루 SK 최준우의 내야 땅볼 때 두산 2루수 오재원이 공을 손에 든채 1루베이스를 밟고 있다. 잠실|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26일 잠실 SK 와이번스-두산 베어스전에서 나온 두산 2루수 오재원(35)의 기민한 플레이가 화제를 모았다.

두산이 1-2로 뒤진 6회초 수비. 오재원은 1사 만루서 SK 최준우의 땅볼 타구를 잡았다. 빠르지 않은 타구를 글러브에 일단 넣은 오재원의 계획은 1루주자를 베이스 쪽으로 몰아놓고 태그한 뒤 1루를 밟아 타자주자까지 아웃시키는 더블플레이였다. 이 경우 3루주자의 득점은 인정되지 않는다.

1루 주자 정의윤을 베이스 쪽으로 몰고, 1루를 밟은 것까진 좋았다. 그러나 주자를 태그하지 못해 포스 더블플레이가 성립되진 않았다. 정의윤의 발이 떨어진 것을 확인하고 태그해 리버스 더블플레이의 형태로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았지만, 실점 없이 이닝을 끝내려던 계획에는 2% 부족했다. 3루 주자가 이미 홈을 밟은 뒤였기 때문이다.

27일 SK전에 앞서 만난 오재원과 김태형 두산 감독에게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확실한 사실은, 오재원에게는 다 계획이 있었다는 점이다. 야구 지능(Baseball IQ)를 뜻하는 BQ가 뛰어나기에 가능한 시도였다.

오재원은 “일단 1루 주자 정의윤이 내 앞을 지나가느냐 아니냐의 싸움이었다. 지나가지 못한다고 100% 확신했다”며 “정의윤을 태그하고 1루를 밟아 포스 더블플레이를 완성하고 실점하지 않는 것을 노렸다. 플레이를 성립한 뒤에는 정의윤이 3피트 라인을 벗어난 것으로 판단해 항의했다”고 밝혔다. 덧붙여 “전진수비 상황이었고, 오른손 타자가 아니라면 2루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더블플레이를 만들긴 힘들었다. 그래서 직접 시도했다. 오히려 홈에 던져 아웃카운트를 하나만 늘리는 게 차선책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도 “좋은 시도였다”며 “타구가 느렸기에 2루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더블플레이는 어렵다고 생각하고 승부를 걸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100% 완성되진 않았지만, 오재원의 야구 센스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1점만 주고 상황을 정리한 뒤 8회 5득점으로 6-4의 역전승을 거뒀으니 결과적으로 두산 입장에선 아쉬울 게 없는 플레이었다.

잠실|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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