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창원 키움 히어로즈전 6회 솔로홈런을 친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는 NC 박석민. 사진제공|NC 다이노스
“잘할 때 써주시면 안 되나요….”
2월초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만났을 당시 박석민(35·NC 다이노스)의 이야기다. 훈련장에서 숙소까지 약 9㎞ 거리를 매일 자전거로 오가는 박석민에게 새 시즌 포부를 묻자 “그동안 워낙 부진해서 팬들에게 미안하다. 조금 더 잘하고 난 뒤에 기사가 나갔으면 좋겠다”고 정중히 답했다.
그도 그럴 것이 박석민은 2016시즌에 앞서 NC와 4년 총액 96억 원에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했다. 첫해에는 준수했지만 이후 3년간 부상과 부진이 겹치면서 316경기에 출장해 타율 0.256, 49홈런에 그쳤다. 기대만큼의 활약은 아니었다.
4년 계약 만료 후 올 시즌에 앞서 NC와 다시 ‘2+1년 최대 34억 원’에 2번째 FA 계약을 마쳤다. 이번 계약기간에는 달라져야겠다는 의지가 누구보다 강했다. 부상 방지와 유연성 증가를 위해 8㎏를 감량했다. 캠프 내내 가장 늦게까지 웨이트트레이닝룸의 불을 밝혔던 이가 박석민이다.
땀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박석민은 27일까지 19경기에서 타율 0.291, 5홈런, 10타점을 기록 중이다. NC 유니폼을 입은 첫해 126경기에서 타율 0.307, 32홈런, 104타점을 기록했을 때와 비슷한 페이스다. 이동욱 NC 감독은 “몸부터 확실히 달라졌다. 캠프 내내 본인이 부단히 준비했다”며 “몸에 대한 자신감이 붙자 결과도 달라지고 있다. 준비한 게 잘 되고 있는 것 같다”고 칭찬했다.
여기에 특유의 덕아웃 리더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올 시즌 대타로만 3홈런을 때려낸 ‘미스터 클러치’ 강진성은 28일 인터뷰에서 “(박)석민이 형이 항상 뒤에서 잘 챙겨주고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준다. 꼭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진심을 담았다. 그라운드 안과 밖에서 NC에 꼭 필요한 역할을 해내고 있는 박석민이다.
창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