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리수, ‘사랑을 싣고’ 통해 은사와 만남 “내 성정체성 응원해준 선생님”

입력 2020-05-31 11: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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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겸 방송인 하리수가 자신의 성정체성을 응원해준 은사님을 찾았다.

29일 방송된 KBS 1TV ‘TV는 사랑을 싣고’에서는 하리수가 은사님을 찾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하리수는 “어릴 때부터 ‘너무 여자같다’ ‘예쁘다’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내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그런 혼란보다는 내게는 그저 이런 내가 자연스러웠다”라고 말했다. 일찌감치 자신의 정체성을 받아들인 그와 아버지의 생각은 달랐다.

엄격했던 아버지는 여자같은 하리수를 자주 혼냈고, 결국 두 사람의 대화는 단절됐다. 하리수는 “성전환 수술을 아빠에게 알리지 않았다. 5년 후 아셨다. 그 이후에도 아빠와 대화가 없었다”라고 말했다.

가족에게조차 외면받던 그는 학교에서도 이질적인 존재였다. 하리수는 “고교 졸업앨범을 찍으려고 머리를 기르고 있었는데, 전체 학년주임 선생님이 여중생인줄 알고 ‘오빠들 수업하는데 너네는 왜 안 들어가냐’고 하셨다. 남고생인걸 알더니 따귀를 때렸다. 머리도 잘렸다”라고 회상했다.

그랬던 하리수를 이해해줬던 사람은 고등학교 시절 학교의 학생주임 선생님이었다. 하리수는 “학생주임 선생님이어서 반에서 소지품 검사도 하셨는데 제 가방 속에 화장품이 있었지만 보고도 모른 척 해주셨다”라며 “다른 선생님들이라면 지적하시고 압수하셨을 텐데 선생님은 묵인해주셨다. 저를 인정해주신 게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의 자존감을 가지고 살 수 있게 된 계기기 때문에, 삶의 원동력이 됐고 저한테는 감사함이다”이라며 선생님에 대한 감사함을 전했다.

26년 만에 하리수와 재회한 전창익 교사는 하리수의 본명(이경엽)을 부르며 반가워했다.

선생님은 “처음에는 하리수가 경엽이인지 몰라봤다. 지인을 통해 알게 됐다. 이후에는 떳떳하게 ‘내 제자’라고 이야기했다. ‘학생 때는 더 예뻤어’라고 말하곤 했다”라고 말했다.

고교시절 하리수를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냐는 질문에 선생님은 “그저 ‘경엽이답다’라고 생각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게 바로 ‘하리수다운 것’이 아닌가 싶다”라며 우문현답을 해 감동을 안겼다.

하리수가 당시 소지품 검사 일화를 묻자 선생님은 “(화장품을 보고) 처음에는 약간 당황했다. 이를 어쩌지 했는데 쓱 보니 아무도 없더라. 남이 볼까 봐 얼른 숨겼다”라면서 “선생님들이 불만을 토로한 적 있다. 싫은 소리를 왜 안 하고 직무 유기를 하냐고 하더라. 그냥 자기 존재다. 자기 존재를 나타내는 건데 지적을 받을 일인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선생님은 “본인은 힘들었을지 모르지만 네가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를 준 것도 사실”이라며 “다시 꿈 꿀 수가 있는 거 같다. 너무 자랑스럽고, 선생님이었다는 게 행복하다”고 하리수에게 용기를 북돋워줘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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