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인터뷰] 여전히 배고픈 LG 이민호 “잘 던져도 볼넷 주면 아쉬워요”

입력 2020-06-04 17: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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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이민호. 스포츠동아DB

고교 시절부터 강력한 구위를 지닌 우투수로 주목받긴 했지만, 프로무대에서 초반부터 이 정도의 위용을 뽐낼 것으로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개막 직후 2차례 구원등판에서 4이닝 1실점(비자책)으로 눈도장을 받았고, 최근 2차례 선발등판에서는 1승1패에 평균자책점 1.46(12.1이닝 2자책점)의 눈부신 투구를 펼쳤다.

애초 류중일 LG 감독은 정찬헌과 이민호를 번갈아 10일에 한 번씩 선발로 기용하는, 이른바 ‘5.5 선발 시스템’을 가동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민호의 페이스가 워낙 좋아 일단 로테이션에 남겨두기로 했다. 이민호에게도 큰 동기부여다.

4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에 앞서 만난 이민호는 “모든 구종에 다 자신이 있다”며 “체인지업도 꾸준히 연습하고 있지만, 지금 던지는 구종이 안 좋은 게 아니니까 급하게 할 생각은 없다. 천천히 만들어서 나중에는 잘하고 싶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민호는 고교 시절부터 피나는 훈련을 통해 구속을 끌어올린 노력파다. 중학교 시절에는 포심패스트볼(포심) 최고 구속이 120㎞에 불과했지만 고1 때는 137㎞까지 상승했고, 고3 때는 150㎞가 넘는 빠른 공을 꾸준히 던질 수 있게 됐다. 이민호는 “팔꿈치 수술을 받고 돌아온 고2 때부터 날이 갈수록 공이 빨라지더라. 구속을 올리는 과정이 힘들진 않았다”고 밝혔다.

연이은 호투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지만, 여기서 만족할 수 없다. 무엇보다 볼넷 허용을 스스로 용납하지 못하는 듯했다. 이민호는 “지금도 만족하지 못한다”며 “볼넷이 나오는 게 아쉽다. 좋은 투구를 해도 볼넷은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실전에선 제구만 되면 상대 타자가 내 공을 못 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선 일단 제구가 되지 않더라도 가능한 한 내가 가진 공을 다 던져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1군에서 경험을 쌓는 것 자체가 이민호에게는 돈 주고도 못 살 값진 자산이다. 그는 “첫 선발등판 때는 멋모르고 막 던졌다면, 2번째 등판에선 1회 실점한 뒤 어떻게 풀어나갈지를 고민했다. 그러다 보니 조금은 요령이 생긴 것 같다. 무엇보다 아프지 않고 꾸준히 던지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잠실|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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