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강정호가 14일간 해야 할 일

입력 2020-06-0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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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가 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14일간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그의 에이전시는 자가격리가 끝난 뒤 사과 기자회견 등을 열겠다는 입장이다. 이 기간에 강정호는 주위의 비판을 수용하겠다는 확실한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인천국제공항|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지금 귀 담아 들어야 할 말은 위로가 아니다.

KBO리그 복귀 선언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강정호(33)가 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검역법’ 및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검역절차를 마친 뒤 14일간의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음주운전으로 자신과 야구선수의 명예를 크게 추락시킨 강정호에게 여론의 뭇매가 쏟아지고 있다. 그에게 1년 유기 실격과 봉사활동 300시간이라는 가벼운 징계를 내린 KBO(한국야구위원회) 상벌위원회도 야구팬들의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강정호는 KBO에 임의탈퇴 해제 복귀 신청서를 제출한 시점, 또 상벌위가 열리기 직전에도 국내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의 복귀를 위한 모든 국내 절차는 에이전시와 개인 변호사가 담당했다. 강정호의 자필 서명이 들어가 있다는 이유로 ‘진심’이 담겼다는 반성문은 대리인이 KBO 상벌위에 제출했다. 그는 먼 타국 땅에서 징계가 나오기만 기다렸다.

강정호는 KBO 징계가 나온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키움 히어로즈 김치현 단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복귀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강정호는 소속팀인 히어로즈로 돌아와야만 한다. KBO리그 복귀를 바라는 그의 현재 과정은 계획대로 흘러가는 듯 하다.

그러나 계획의 절묘함과 다르게 야구팬들의 성난 마음은 좀처럼 돌아서지 않고 있다. 2009년과 2011년에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됐던 과오가 있는 선수가 이제는 그 당시 문제에 책임이 상당히 있는 구단으로 돌아올 준비하고 있다니 팬들로서는 기가 찰 노릇이다.

키움은 구단 변호사를 통해 강정호에게 자체 징계를 내릴 수 있는 지에 대해 검토 중이다. 강정호가 진심으로 잘못을 뉘우치는 태도를 보이려면 이 징계 여부에 대해 확실하게 자신의 입장을 밝혀야 한다. 어떠한 형태의 자체 징계도 달게 받겠다는 의지를 드러내야 한다. 자가 격리 기간 동안 강정호에게 필요한 것은 주변 사람들의 따듯한 위로가 아니다. 먼발치의 차가운 비판을 수용할 확실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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