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보다 타구 스피드 증가” 키움 이정후를 기쁘게 하는 것

입력 2020-06-10 14: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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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22)의 기량에 대해선 더 이상 긴 설명이 필요치 않을 수도 있다. 데뷔 첫해인 2017시즌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타율 3할과 160안타, 0.380 이상의 출루율을 기록하며 자신의 평균치를 만든 것만으로도 이미 검증은 끝났다. 이제는 ‘얼마나 더 무서운 타자가 될 것인가’라는 질문이 더 유효하다.

업그레이드는 현재진행형이다. 그 증거는 장타의 증가다. 2017시즌 2개였던 홈런이 2018~2019시즌 매년 6개로 늘어난 것이 가장 눈에 띄는 변화다. 2루타와 3루타를 포함한 총 장타도 2017시즌 39개, 2018시즌 42개, 2019시즌 47개로 조금씩 증가했다. 좌·우중간을 활용하는 갭투갭 히팅에 워낙 능해 2루타와 3루타로 득점 생산력을 높여왔다.

올 시즌에는 31경기 만에 5개의 홈런을 터트렸다.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을 넘어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도 문제없어 보인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정확도를 지닌 데다, 장타력까지 보완하면 이른바 ‘완전체’로 진화할 수 있다. 9일까지 31경기에서 거둔 성적도 홈런 5개를 비롯해 타율 0.374(123타수 46안타), 21타점, 출루율 0.432이다.

정작 이정후는 홈런보다는 다른 지표에 집중했다. “벌크업도 홈런을 많이 치려고 한 것이 아니다.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근육량이 늘어나고 있다”고 웃으며 “올해 계획은 강한 타구를 많이 생산하는 것이었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빠른 타구를 생산하기 위해 집중했다”고 밝혔다. 히팅포인트를 앞으로 끌고 나오는 부분에 집중한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지금도 매일 경기가 끝나면 전력분석팀을 찾아 타구 스피드를 확인한다.

스스로 가장 만족하는 부분도 타구 속도다. 지난 세 시즌과 비교에 크게 증가했다. KBO리그 공식기록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2017시즌 시속 129.2㎞였던 이정후의 평균 타구 속도는 2018시즌 130.9㎞, 2019시즌 133.1㎞로 조금씩 올랐다. 올해는 139.3㎞로 훨씬 더 큰 폭으로 증가했다. 데뷔 시즌과 비교하면 타구 스피드가 10㎞ 가량 빨라졌다.

이정후는 그보다 더 세부적인 라인드라이브 타구의 속도까지 언급했다. “전력분석팀의 자료를 보니 지난해 145㎞였던 라인드라이브 타구의 속도가 올해 155㎞까지 늘었다”며 “생각대로 잘 되고 있는 것 같다. 발사각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강한 라인드라이브 타구 생산에 더 신경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타구 속도뿐만 아니라 타구 방향별 타율과 BABIP(인플레이 타구의 안타 비율) 등도 보고 있다. 타격감이 좋지 않을 때는 타격폼을 관찰하기도 한다. 어깨가 열렸는지, 닫혔는지 등을 면밀히 관찰한다”고 덧붙였다.

지금도 충분히 좋은 타자로 평가받기에 부족함이 없는데,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더 무서운 타자로 발전하고 있다. 과연 이정후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대구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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