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확인한 LG 이민호의 이닝이터 능력

입력 2020-06-11 18: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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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 리그‘ SK 와이번스와 LG 트윈스의 더블헤더 1차전 경기가 열렸다. 선발 투수로 등판한 LG 이민호가 역투하고 있다.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더블헤더는 모든 감독들이 피하고 싶어 한다. 다음 경기 일정까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LG 트윈스는 올 시즌 유일하게 더블헤더를 2차례 치렀다. 지난달 16일 키움 히어로즈와 더블헤더는 모두 잡았다. 더블헤더에선 무엇보다 제1경기가 중요하다. 기선제압의 의미도 있지만, 첫 경기에서 불펜투수들을 최대한 아껴야 하기 때문이다.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LG의 더블헤더 제1경기를 앞둔 양 팀 벤치의 생각은 대비됐다. LG 류중일 감독은 10일 등판하려던 이민호를 먼저 던지게 했다. “최소 5회 이상은 버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SK 염경엽 감독은 리카르도 핀토를 택했다. 10일 이민호와 대결 예정이었던 김태훈을 뒤로 미뤘다. “이길 확률이 높은 투수를 먼저 냈다”고 밝혔다.

1회 SK는 최지훈의 센스 덕분에 선취점을 올렸다. 빗맞은 안타 때 공을 잡으려고 중견수, 유격수, 2루수가 모인 틈을 타 2루까지 내달렸다. 2사 2루서 제이미 로맥이 중전적시타로 최지훈을 홈까지 불렀다. LG는 4회 로베르토 라모스-박용택의 연속안타로 만든 1사 2·3루서 오지환의 희생플라이로 1-1 균형을 맞췄다.

6회 SK는 최지훈의 우전안타, 최정의 KBO리그 역대 17번째이자 최연소(33년 3개월 14일)인 개인통산 3000루타를 달성하는 중전안타로 무사 1·2루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올 시즌 삼성 라이온즈전에 2차례 선발등판해 12이닝 동안 2실점했던 2001년생 투수 이민호는 대단했다. 로맥을 우익수플라이, 정의윤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위기를 탈출했다.

류 감독은 6이닝 동안 98개의 공을 던진 이민호를 7회에도 마운드에 올려 불펜의 하중을 줄이려고 했다. 이민호는 7회 2사 후 정현에게 던진 110구째 커브가 손에서 빠지면서 몸에 맞은 공을 허용했다. 위험신호였지만 노수광을 2루 땅볼로 처리하며 7이닝을 책임졌다. 6안타를 내줬지만 4구 없는 피칭으로 한낮에 경기를 치르는 야수들 도왔다. 삼진은 7개. 불펜의 하중을 크게 줄여주는 이닝이터의 역할이 돋보였다.

핀토도 6이닝을 1실점으로 버티고 물러나 경기는 불펜의 힘겨루기로 넘어갔다. LG는 7회 2사 1루서 서진용을 상대로 라모스가 뽑아낸 시즌 13호 홈런을 앞세워 승기를 잡았다. 풀카운트에서 8구째 한가운데 포크볼을 끌어당겼다. 5일 키움과 원정경기에서 2홈런을 터트린 이후 6일만이다. 이 홈런으로 한낮에 선발투수의 책임을 다한 이민호는 시즌 2승(1패)의 보상을 받았다.

잠실|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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