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년 만에 만난 오빠와 동생, 사실은 누나와 동생
‘침입자’는 실종됐던 동생 ‘유진’이 25년 만에 집으로 돌아온 뒤 가족들이 조금씩 변해가고, 이를 이상하게 여긴 오빠 ‘서진’이 동생의 비밀을 쫓다 충격적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 미스터리 스릴러. 극중 송지효와 김무열은 어색한 오빠와 동생 사이지만, 실제로는 송지효가 김무열보다 한 살 많은 누나. 촬영 현장에서는 김무열이 ‘동생’도 ‘누나’도 아닌 ‘형’이라고 불렀다고 밝혔다. 김무열은 “송지효 배우의 성격이 워낙 밝은 편이라, 모든 배우들은 물론이고 스태프들과도 친하게 지냈다. 극중에서는 사이가 좋진 않지만, 서로 연기함에 있어서는 거리낄 것이 없었다”며 마치 현실 남매 같은 친분을 과시했다.
● ‘서진’이 동생을 경계한다고?! ‘집’을 통해 보는 오빠의 진짜 속마음
‘침입자’에서 ‘집’이라는 공간은 영화의 주 무대이자 인물의 정서와 상황을 대변하는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 특히 건축가 ‘서진’에게는 동생 그리고 아내의 부재를 담은 공간이기 때문에, 집 자체가 그의 트라우마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침입자’ 속 집의 전경은 100곳이 넘는 집을 찾아 다닌 끝에 찾아낸 공간이자, 내부는 모두 세트로 제작된 공간인 만큼 제작진의 노력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다. 전체적으로 고풍스러운 인테리어이지만 ‘유진’의 방은 조금 다른 이질감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25년 전 ‘유진’의 방을 그대로 옮겨다 붙인 것이기 때문. 집은 그에게 트라우마이기도 하지만, 실종된 동생이 돌아오길 바라는 ‘서진’의 염원을 담은 소중한 공간이었다.
● 공간에 주목하면 서스펜스가 보인다
‘침입자’의 제작진들은 영화 속에 나타나는 점진적인 변화 역시 공간을 통해 나타내고자 하였다. 영화의 초반부에서 집은 ‘서진’의 내면을 그대로 반영하듯 어두운 공간이었다가, ‘유진’이 돌아오고 난 뒤, 드디어 제 모습을 찾은 듯 밝아진다. 이는 25년 만에 잠시나마 안정을 찾는 듯 보였던 ‘서진’의 가족을 대변한다. 하지만 이내 ‘유진’이 ‘서진’을 밀어내고 이 공간을 서서히 장악하면서 집의 색도 변질되며 점점 탈색되어간다. 이는 집뿐만 아니라 인물들의 모습, 벽의 색깔, 조명, 가구 배치 등의 변화로 ‘유진’이 집이라는 공간을 매개체로 가족 모두를 서서히 잠식해가는 과정을 나타낸다.
이처럼 영화 속 TMI를 공개하며 영화의 재미를 한 층 끌어올린 ‘침입자’는 현재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