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허락하지 않은 최혜진의 첫 타이틀 수성

입력 2020-06-14 16: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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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최혜진

거센 비에 짙은 안개, 그리고 낙뢰 위험을 무릎 쓰고 공식 대회 요건을 채우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결국 실패했다. ‘디펜딩 챔피언’으로 개인 첫 타이틀 수성에 다가섰던 최혜진(21·롯데)의 꿈도 날아갔다.

엘리시안 제주CC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14회 S-OIL 챔피언십(총 상금 7억 원)’이 악천후로 인해 14일 2라운드를 재개하지 못한 채 취소됐다.

날씨가 문제였다. 12일 1라운드는 다행히 정상 개최됐지만, 이튿날부터 하늘이 심술을 부렸다. 13일 예정됐던 2라운드는 비와 안개 탓에 당초 계획보다 5시간 늦은 낮 12시에야 시작됐고, 오후 7시20분께 해가 지면서 총 참가자 120명 중 59명이 플레이를 마치지 못했다. 14일 오전 7시 2라운드 잔여 게임을 이어가기로 했지만, 새벽부터 다시 날씨가 안 좋아지며 이번에도 제 때 시작되지 못했다. 상황이 개선되지 앉자 대회조직위원회는 오전 9시, 3라운드 진행을 포기하고 2라운드(36홀)로 대회를 축소 운영키로 했다. 규정상 2라운드 잔여 경기를 마쳐야 공식 대회로 인정받고, 선수들도 상금을 모두 수령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주최사 S-OIL 등 대회조직위원회는 이날 재개 시간을 오전 8시~9시~10시~11시30분~낮12시30분~오후 1시~1시30분~1시15분~1시30분~2시30분~3시~3시30분~4시 등으로 수차례 미루며 강한 의지를 내비쳤고, 15일 오전에도 플레이를 하는 방안도 염두에 뒀지만 최종적으로 취소를 결정했다. 모든 선수가 2라운드를 마치지 못함에 따라 1라운드 종료 시점에 8언더파로 선두에 올랐던 최혜진은 기존 1위 상금(1억2600만 원)이 아닌 9450만 원을 챙기는데 만족해야 했다.

KLPGA 투어는 규정상 18홀 이상 36홀 미만으로 끝나면 총상금의 75%를 1라운드 성적순으로 나눠주지만 공식 대회가 아닌 탓에 상금 랭킹에 반영되지 않는다. 대상 및 신인상 포인트도 부여받지 못하고 2년간 투어 시드권을 획득하는 우승자의 권리 등도 인정받지 못한다.

KLPGA 투어에서 대회를 개막한 뒤 공식 대회로 인정받지 못하고 끝난 것은 이번 대회가 2012년 MBN·김영주골프 여자오픈에 이어 통산 두 번째. 지난해 같은 장소에서 열린 S-OIL 챔피언십은 날씨 탓에 2라운드 대회로 진행됐고, 당시 우승은 최혜진이었다. 최혜진은 이번 대회가 공식 대회로 인정받지 못하면서 2021년 이 대회에 참가하더라도 ‘디펜딩 챔피언’ 자격은 잃게 된다.

최혜진은 “타이틀 방어를 꼭 한번 해보고 싶었고, 1라운드에서 컨디션이 좋아 기대를 많이 했는데 이렇게 끝나서 아쉽다”며 “하지만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다음 대회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제주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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