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제 74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정읍 인상고등학교와 대전고등학교의 경기가 열렸다. 2회초 대전고 전민영이 구원 등판해 볼을 던지고 있다. 목동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대전고 우완투수 전민영(19)은 16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74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동아일보사·스포츠동아·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주최) 6일째 인상고와 16강전에 팀의 2번째 투수로 마운드를 밟았다.
이날 경기 초반 대전고의 흐름은 좋지 않았다. 선발투수 조은이 1회초 몸에 맞는 공과 안타를 잇달아 허용해 선취점을 내줬고, 2회초에도 인상고 상위타선의 화력을 막지 못해 추가 1실점했다. 흐름을 바꿔야겠다고 결심한 대전고 김의수 감독은 2사 1·3루 위기서 전민영 카드를 빼들었다.
전민영은 인상고 3번타자 박제범을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대전고에는 매우 큰 아웃카운트였다. 위기를 넘긴 뒤 2회말 잡은 찬스에서 대전고는 단숨에 6득점하며 승기를 잡았다.
전민영은 그 뒤에도 계속 호투했다. 4회 송현우에게 1타점 3루타를 맞아 1실점했을 뿐 3회와 5회에는 무실점으로 인상고 타선을 봉쇄했다. 위기 상황에서 소방수 역할을 맡은 2회의 호투가 안정적 리듬을 이어가는 계기로 작용했다. 전민영의 역투를 발판 삼아 대전고는 10-3, 7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뒀다.
3.1이닝 5안타 1실점으로 승리투수의 훈장을 가슴에 단 전민영은 경기 후 2회 위기 상황에 대해 “무조건 막는다는 생각뿐이었다. 힘든 상황에서 올라갔지만 직구를 최대한 자신 있게 던지는 것에만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최고구속 139㎞를 찍은 전민영은 커브와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삼는다. 구종 구사에서 중요한 포인트가 무엇인지 묻자 “제구가 1순위”라고 답했다. 이어 “정확하게 공을 던지는 게 투수에게는 정말 중요하더라. 원하는 곳에 공을 넣을 수 있게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롤모델로는 어린 나이에도 프로무대에서 정확한 제구력을 뽐낸 삼성 라이온즈 양창섭(21)을 꼽았다. 전민영은 “양창섭 선배의 제구력이 정말 좋다고 봤다. 나도 프로에 가면 선발로 꾸준히 활약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목동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