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장현의 피버피치] ‘코로나 시국’ 아마추어축구는 그저 한숨뿐

입력 2020-06-19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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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영향을 끼치지 않은 분야가 없다. K리그 역시 결코 반갑지 않은 무관중 경기로 진행되고 있다. 관중의 함성이 사라진 그라운드는 전지훈련의 연습경기처럼 긴장감이 뚝 떨어졌다. 5월 8일 개막한 K리그1(1부)은 경기수가 종전 38경기에서 27경기로 줄어든 가운데 벌써 팀당 7경기씩 소화했지만, 유관중 전환 시기는 요원하기만 하다.

그래도 학원축구의 사정보다는 낫다. 아마추어축구는 지난달 21일 대한축구협회가 외부 연습경기를 허용할 때까지 모든 활동이 중지된 상태였다. 선수단 전체 훈련은 언감생심이고, 비대면 개인훈련 정도가 고작이었다.

일단 아마축구는 지난 주말 시작됐다. 협회 주관의 전국리그 권역별 경기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주관한 K리그 주니어대회도 같은 시기에 개막했다. 그런데 여전히 정상적 패턴은 아니다. ‘거리두기’를 강조하는 사회적 분위기에서 권역 밖으로의 이동은 많이 꺼려지고 있고, 실제로 교류가 활발하지 않다.

여기서 진짜 고민이 생긴다. 코로나19로 올해 상반기 스케줄을 거의 소화하지 못한 협회는 7월 이후로 주요 토너먼트대회를 미뤘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 백운기, 춘계연맹전, 대통령금배, 금강대기 등 굵직한 대회들이 줄지어 예정돼 있다.

그러나 시선이 곱지 않다. 과거에는 대회를 유치한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보탬이 되는 전국 학교축구부의 방문을 뜨겁게 환영해줬으나 전염병의 대유행이 우려되는 지금은 숙박과 식사 등으로 적지 않은 비용을 쓸 선수단이 오히려 눈치를 보는 처지가 됐다.

불편한 사실은 또 있다. 최근 수도권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아지면서 일부 대회들이 7월 이후로 또 한번 연기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거의 비슷한 시기에 여러 대회가 동시 다발적으로 열리게 돼 원하는 모든 대회에 출전할 수 없는 학교들은 더 울상이다.

사실 학교축구부들은 최대한 많은 대회에 출전하려고 한다. 상급학교 진학, 프로·실업무대 진출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단기간 치열하게 진행되고 많은 선수들을 챙겨볼 수 있는 전국 대회는 내일의 보석을 발굴하려는 K리그 및 대학 스카우트 담당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현장이다.

하지만 참가대회 축소로 실력을 증명할 기회가 줄어들고, 실적 역시 초라해졌으니 학생과 부모, 지도자들의 가슴은 타들어간다. 프로 진출은 둘째로 치고, 상급학교 진학도 5월 무렵 대개 마무리됐다. 한 대학 지도자는 “올해 성과는 물 건너갔고, 전년 실적이 프로 스카우트의 기준에 반영된다는 흉흉한 소문이 있어 선수들이 흔들린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래저래 너무 많은 것을 앗아가는 코로나19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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