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금 전액 기부’ 유소연 인터뷰, “어머니께 놀라지 말라고 말씀 드려”

입력 2020-06-21 16:58: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21일 인천 서구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에서 ‘기아자동차 제34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총상금 10억 원ㅣ우승상금 2억 5천만 원)’ 최종라운드가 열렸다. 최종 합계 12언더파 276타를 친 유소연이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에 키스를 하고 있다. 인천|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21일 인천 서구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에서 ‘기아자동차 제34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총상금 10억 원ㅣ우승상금 2억 5천만 원)’ 최종라운드가 열렸다. 최종 합계 12언더파 276타를 친 유소연이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에 키스를 하고 있다. 인천|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전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이자 현 18위인 유소연(30·메디힐)이 21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GC에서 끝난 ‘기아자동차 제34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 감격을 누렸다. 중국~미국~캐나다~일본에 이어 한국여자오픈까지 접수하며 5번째 내셔널 타이틀을 획득, ‘내셔널 타이틀 수집가’란 명성을 재확인했다.

2008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데뷔한 유소연의 한국 무대 우승은 2015년 8월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에 이어 약 5년 만. 2012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진출해 그 해 신인상을 수상한 뒤 2017년 세계랭킹 1위에 오른 유소연은 2011년 US오픈과 2017년 ANA 인스퍼레이션 등 메이저 2승을 포함해 통산 LPGA 투어 6승을 달성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지난 2월 호주에서 열린 LPGA 투어 ISPS 한다 빅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던 유소연은 약 4개월 만의 공식 대회에서 자신의 골프 인생에서 결코 잊지 못할 값진 결과를 얻었다.

- 소감이 남다를 것 같다.

“너무 오랜만에 대회에 나와 우승하고 싶다는 생각은 했지만, ‘욕심을 내기보다 내 할 일만 잘 하자,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말자’고 다짐했다. 2라운드(단독 1위) 뒤에도 우승권에 있어 토요일(3라운드)부터 많이 떨렸다. 기도 하면서 이번 대회 우승하면 상금 전액(2억5000만 원)을 기부하겠다고 생각했는데, 바람대로 우승하게 돼 기쁘다. 여러 가지 의미 있는 대회로 남을 것 같다.”

- 기부는 언제 결정했고, 어디에 할 것인지.

“3라운드가 끝나고 어제 밤에 ‘우승한 뒤 기부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뭔가 목표가 있으면 좋을 것 같았고, 그래야 더 열심히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조금 전 시상식 전에 엄마에게 전화 드려 ‘기부한다는 내용 발표 할테니, 너무 놀라지 마시라’고 했고, 어머니도 기쁘게 받아들여주셨다. 감사하다. 나는 이번 대회가 (LPGA 투어 소속인 자신에게) 보너스라고 생각한다. 많은 분들이 코로나19 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많은 KLPGA 관계자들, 그리고 스폰서 회사들이 함께 해 주셔 대회가 정상 개최되고 있지 않은가? 상금은 전액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분들에게 전달될 수 있는 곳에 기부할 것이다.”

- 승부처를 꼽는다면.

“파4 13번 홀에서 보기를 안 한 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굉장히 중요한 홀이었다. 마지막 18번 홀 벙커샷도 잘 돼 연장 승부 없이 우승할 수 있었다. 사실 체력적으로 힘들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우승 경쟁 상대였던) 김효주가 실수가 없어 나도 실수를 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 2008년 한국여자오픈에서 연장 접전 끝에 준우승에 그쳤는데.

“어제 (박)인비 언니 등이 ‘긴장을 즐기라’고 조언해 줬는데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그동안 한국여자오픈은 KLPGA 무대를 떠올릴 때 가장 아쉬운 대회로 남아있었다. 이제는 우승을 하면서 불편하지 않은 마음으로 추억할 수 있게 됐다. 사람은 확실히 욕심이 많은 동물인 것 같다. 이번에 우승하고 나니, 다음에는 영국 오픈에서 우승하고 싶어졌다.”

- 7월 말에 LPGA 투어가 재개되는데. 그리고 앞으로 계획은?

“사실 이번 대회를 기점으로 많은 걸 결정하려고 했다. 좋은 결과가 나왔지만, 보완해야할 점도 찾았다. 일단 오늘은 즐기고 앞으로 일정은 더 고민해 보겠다. (결혼 등에 대해 추가적으로 묻자) 좋은 분 만나 결혼하고 싶은데, 아직 남자친구가 없어 시간은 조금 더 걸릴 것 같다. 나중에 현역에서 은퇴하면 골프산업 쪽 일이나, 우리나라를 세계에 더 알릴 수 있는 역할을 해 보고 싶다.”

인천|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