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 리그‘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 경기가 열렸다. 두산 선발 알칸타라가 5회말 1사 1,3루 상황에서 병살로 이닝을 끝낸 후 페르난데스와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환경의 변화는 선수가 발전하는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다. 두산 베어스가 올 시즌을 앞두고 외국인투수 라울 알칸타라(28) 영입을 주저하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알칸타라는 지난해 KT 위즈에서 KBO리그에 데뷔했다. 27경기(1완투)에 선발등판해 11승11패, 평균자책점(ERA) 4.01의 준수한 성적을 거뒀지만, KT는 그와 재계약을 포기했다. 두산은 이 틈을 놓치지 않고 재빨리 그를 낚아챘다. 10개 구단 홈구장 가운데 펜스거리가 가장 긴 잠실구장에서 탄탄한 두산의 수비를 등에 업으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확신해서였다. 시속 150㎞대 후반에 이르는 빠른 볼의 구위와 변화구 구사능력도 팀의 핵심선발로 자리 잡을 수 있는 요소로 판단했다.
이 선택은 옳았다. 올 시즌 두산의 에이스는 알칸타라다. 21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도 8이닝 동안(102구) 7안타 무4사구 5삼진 1실점의 호투로 3-1 승리를 이끌며 시즌 7승째(1패)를 따냈다. 시즌 7번째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작성하며 다승 단독선두를 굳게 지켰다. 평균자책점(ERA)도 종전 4.13에서 3.70으로 낮췄다. LG전 개인통산 5전패의 사슬까지 끊었다.
경기 내내 안정적이었다. 최고구속 156㎞의 포심패스트볼(52개)과 체인지업(21개), 슬라이더(23개)를 중심으로 투심패스트볼(투심), 커브(이상 2개), 포크볼(1개)까지 구사하며 맞혀 잡은 공격적 투구가 빛났다. 과거에는 삼진을 잡는 데 주력했지만, 올해는 수비를 믿고 과감하게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해 손쉽게 아웃카운트를 늘리고 있다. 변화무쌍한 볼배합으로 상대 타자의 노림수를 빼앗은 포수 박세혁과 호흡이 일품이었다.
두산은 3연전 싹쓸이를 통해 LG와 공동 2위(25승16패)로 올라섰고, 마무리로 나서 1이닝 2안타 무실점을 기록한 홍건희도 KIA 타이거즈 소속이던 2016년 6월 17일 잠실 LG전 이후 1465일 만에 세이브를 따내 기쁨이 두 배가 됐다.
잠실|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