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기자회견’ 강정호, “죄송하다…키움 징계 감수하겠다”

입력 2020-06-23 15: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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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복귀를 추진 중인 전 메이저리거 강정호가 23일 오후 서울 스탠포드호텔 서울에서 공식 사과 기자회견을 가졌다. 강정호가 기자회견에 앞서 취재진을 향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KBO리그 복귀를 추진 중인 전 메이저리거 강정호가 23일 오후 서울 스탠포드호텔 서울에서 공식 사과 기자회견을 가졌다. 강정호가 기자회견에 앞서 취재진을 향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로 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강정호(33)가 23일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사과 기자회견을 열었다.

강정호는 2016년 12월 술을 마신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고 서울 강남의 한 도로 위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당시 상황을 수습하지 않고 현장을 벗어나 경찰에 입건됐고, 법원으로부터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수사 과정에서 과거 2009년과 2011년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됐던 이력까지 드러나 소위 삼진아웃 대상에 올랐다.

이로 인해 메이저리그 잔류가 어려웠던 그는 최근 KBO리그 복귀를 추진했다. KBO 상벌위원회로부터 유기실격 1년 및 봉사활동 300시간의 징계를 받았고, 이달 5일 귀국해 14일의 자가격리를 거친 뒤 이날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검정색 양복을 차려입은 그는 “말주변이 없어 생각을 그대로 말로 전하지 못할 것 같아 글을 써왔다. 양해 부탁드린다”며 장문의 사과문을 읽어 내려갔다.

강정호는 “먼저 제 잘못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어떻게 사과해도 부족하지만 다시 한번 정말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 2009년과 2011년 음주단속 적발에 대해서는 ‘구단에 걸리지 않으면 말하지 않아도 된다’는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2016년 사고 역시 정말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었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제 잘못된 행동을 보고 실망한 야구팬들과 청소년, 그리고 어린이들에게 엎드려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음주운전 사고를 겪은 피해자들에게도 사과의 말을 올렸다. 강정호는 “저의 잘못으로 음주운전 사고를 다시 떠올리게 된 피해자 분들에게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렸다. 그리고 이 자리에 서서 사과하는 시기도 너무 늦었다. 저 스스로 이기적인 생각을 하며 인생을 살아왔다”고 말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선 “구단에서 절 받아주신다면 첫 해 연봉 전액을 음주운전 피해자에게 기부하겠다. 이후 피해자를 돕는 캠페인 참여 기부활동도 이어가겠다. 또한 은퇴하는 순간까지 유소년 야구재능기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키움 히어로즈의 자체징계 수용 여부에 대해선 “KBO 징계 수위 이상의 자체 징계도 감수하겠다”고 덧붙였다.

강정호는 “개인적으로 복귀를 결심하기까지 많은 생각을 했다. 한국에서 정말 야구할 자격이 있는지 수 없이 생각했다. 변화된 모습을 야구팬들과 국민들께 보여드리고 싶었다. 변화된 모습으로 평생 속죄하며 살겠다”며 기자회견을 마쳤다.

예상대로 깊이 머리를 조아렸지만, 그의 KBO리그 복귀에 반대하는 ‘팬심’과 여론을 돌려놓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사과만으로는 선뜻 용서해주기 힘든 잘못을 저질렀기 때문이다. 공을 넘겨받은 키움 구단의 결정을 모두가 예의주시하는 이유다.

상암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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