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감독 이강철. 스포츠동아DB
단순히 생각하면 역발상이지만 결국 순리를 지키며 무리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승부처’를 맞이하는 이강철 KT 위즈 감독(54)의 열쇠는 선발진에 있다.
KT는 23일부터 NC 다이노스~한화 이글스~LG 트윈스~키움 히어로즈를 차례로 만난다. 한화를 제외하면 모두 리그 상위권의 팀인데다 선발투수 로테이션상 에이스들을 줄줄이 만날 가능성이 높다. 지난주 5승1패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KT로서는 지난해 같은 6월말 대반격을 노리고 있다. 이 감독도 “이번 12경기가 굉장히 중요하다. 5할 승률 이상만 기록해도 중후반 치고 올라갈 동력이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객관적으로 뜯어보면 KT의 가장 큰 약점은 평균자책점(ERA) 6.78로 처져있는 불펜이다. 선발진(ERA 5.33·9위) 사정도 나은 편은 아니지만, 불펜 재정비 없이는 도약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이 감독은 12연전 키워드로 선발을 꼽았다. 이 감독은 23일 수원 NC전에 앞서 “선발투수가 최대한 안정감 있게 버텨줘야 한다. 불펜은 상황에 맞춰 기용할 것이다. 선발이 경기만 만들어주면 타선이 해결해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경기 초반 선발이 무너지면 아무리 자신감이 있어도 지고 들어갈 수밖에 없다. 지난 NC와 3연전에서도 선발진은 대등하게 버텨줬는데, 이때만큼만 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승부처로 꼽았지만 윗돌을 아래로 옮기는 무리수는 두지 않는다. 야구의 기본 원칙인 선발싸움에서 이겨달라는 믿음, 그리고 순리대로 운영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수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