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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는 23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2020년 제4차 실행위원회(단장모임)를 열고 올해 퓨처스(2군)리그 남부리그와 북부리그 사이의 인터리그를 치르지 않기로 뜻을 모았다.
문제는 구단들의 재정 악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무관중 경기를 치르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입장수입은 물론 관련 매출 전반에 손실이 생기고 있다. 인터리그 취소는 운영비 절감을 위한 고육지책이다. 연전을 치르게 되면 원정팀은 숙박을 해야 하는데, 이 같은 지출이라도 줄이겠다는 몸부림이다.
현재 퓨처스리그는 LG 트윈스, 두산 베어스, 고양 히어로즈(키움 2군), 한화 이글스, SK 와이번스의 북부리그 5개 팀과 NC 다이노스, 국군체육부대(상무), 삼성 라이온즈, 롯데 자이언츠, KIA 타이거즈, KT 위즈의 남부리그 6개 팀 등 총 11개 팀으로 진행 중이다. 경찰야구단(경찰청)이 지난해를 마지막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지면서 매번 한 팀은 강제휴식을 취해야 한다. 여기에 이번 실행위의 결정으로 인터리그 잔여 117경기가 모두 취소됨에 따라 상황은 더 어려워졌다.
퓨처스리그는 미래의 스타를 육성하는 역할을 한다. 경기수가 줄면 육성에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1군 무대에서 뛰는 선수들이 대거 포진한 상무 등과 매치업은 신예들이 자신감을 키우고 성공체험을 하는 기회지만, 올해 북부리그 선수들은 상무와 맞대결이 불가능하다. KBO는 “취소된 경기수의 50% 가량을 상대적으로 이동거리가 짧고 숙박의 필요성이 적은 동일리그간 경기로 7월 7일 이후 재편성해 치르기로 했다”고 밝혔지만, 기존 일정을 모두 대체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행위에 참가한 10개 구단 단장들 모두 만장일치로 퓨처스리그 일정 축소에 찬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익명을 요구한 A구단 단장은 “오죽했으면 (선수육성 등의 문제를 고려하고도) 이런 결정을 내렸겠나”라며 안타까워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