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리버풀FC가 30년 만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정상에 섰다.
위르겐 클롭 감독(독일)이 이끄는 리버풀은 26일(한국시간) 런던 스탬퍼드 브릿지에서 열린 2019~2020시즌 EPL 경기에서 2위 맨체스터시티가 첼시에 1-2로 패하면서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게 됐다. 1992년 EPL이 출범한 이후 처음이자 1989~1990시즌 이후 30년 만의 감격이다.
리버풀이 원한 모든 시나리오가 착착 맞아 떨어졌다. 전날(25일) 크리스탈 팰리스를 안방에서 4-0으로 누른 리버풀은 28승2무1패(승점 86)를 쌓았다. 20승3무7패(승점 63)로 2위 자리를 지킨 맨시티가 런던 원정에서 미끄러지면 큰 영광을 누릴 수 있었고, 결국 현실로 이뤄졌다.
리버풀이 남은 7경기를 전부 패하고, 맨시티가 다 이기더라도 순위는 바뀌지 않는다.
리버풀의 올 시즌 최대 목표는 리그 평정이었다. 특히 EPL 출범 이전까지 18차례 우승을 경험했으나 EPL로 개편된 이후에는 번번이 미끄러졌다. 특히 지난시즌에는 맨시티와 치열하게 싸우다 1점 차로 준우승에 그쳐 눈물을 쏟았다. 물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를 2차례 우승하며 명성을 지켰지만 2% 아쉬움이 있었다.
올 시즌은 또 달랐다. 이미 강했던 리버풀은 훨씬 강력해졌다. 시즌 초부터 파죽지세의 흐름으로 일찌감치 선두로 치고 올라갔다. 박빙의 우승 다툼도 없었다. 유일한 우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리그가 무기한 중단된 상황이었다. 전염병의 전 세계적인 확산으로 각국 리그가 멈춘 가운데 “어쩌면 이번 시즌은 완전히 취소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흉흉한 전망이 나돌았다.
그럼에도 리버풀은 흔들리지 않았다. 묵묵히 오늘에 충실했고, 그토록 바란 리그 재개가 결정됐다. 비록 무관중 경기이지만 위협적이고 강한 퍼포먼스는 그대로였다. 여전히 목표는 남아있다. 역대 최다 승점이다. 리버풀은 앞으로 최대 107점까지 쌓을 수 있다. 맨시티가 2017~2018시즌 기록한 100점을 크게 넘어서게 된다.
위대한 역사를 쓴 클롭 감독도 감격했다. 비록 ‘거리두기’를 위해 현장을 찾지 못했지만 리버풀 유니폼과 모자를 쓴 채 TV 생중계로 첼시-맨시티전을 관전한 그는 스카이스포츠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믿기지 않는 순간이다. 정말 행복하고 엄청나다. 이런 기분을 상상할 수 없었다”며 감격의 눈물을 보였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