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북마크] ‘사이코지만 괜찮아’ 김수현♥서예지, 서로의 결핍 품은 힐링 서사

입력 2020-07-01 08: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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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과 서예지의 로맨스에 그린 라이트가 켜졌다.

tvN 토일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버거운 삶의 무게로 사랑을 거부하는 정신 병동 보호사 문강태(김수현 분)와 태생적 결함으로 사랑을 모르는 동화 작가 고문영(서예지 분)이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치유해가는 한 편의 판타지 동화 같은 사랑에 관한 조금 이상한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다.

첫 시작부터 심상치 않은 케미를 보였던 문강태와 고문영이 시청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어떤 만남으로 서사를 쌓아왔는지 두 사람의 감정선을 짚어봤다.

먼저 동화 낭독을 위해 병원에 왔던 고문영은 자식을 정신적으로 학대하는 환자 아버지를 마주쳤고, 어린 시절 자신을 해치려 했던 아버지를 떠올리게 했다. 분노한 그녀는 칼을 쥐었고 이때 보호사 문강태가 달려와 막아섰다. 그는 고된 삶을 살아오며 감정을 숨기는 데 익숙했고, 손에서 피가 흐르는 고통마저도 삼킨 채 환자를 지키려 했다. 이는 선천적으로 감정을 알지 못한 채 살아온 고문영의 흥미를 자극, 달콤 살벌한 운명의 시작을 알렸다.

이후 문강태가 “예뻐서” 탐이 난다는 고문영은 그에게 직진했다. 문강태는 제멋대로인 그녀를 "인격이 고장 난 사람"이라며 밀어냈지만 점점 신경이 쓰였고 스스로 감정을 통제하는 방법인 ‘나비 포옹법’을 다정하게 가르쳐줬다. 문강태는 감정을 숨긴 채 의도적으로 고문영을 피했지만 "모자 쓰지마. 예쁜 얼굴 안 보여"라던 고문영의 속삭임을 되뇌었다. 그 역시 어느새 고문영을 떠올리고 있음을 보여준 순간이었다.

또한, 문강태는 “너 놀고 싶잖아”라며 자꾸만 속내를 꿰뚫는 고문영의 자극에 결국 “너랑 놀까?”라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남들과 조금 다른 형을 돌보며 고된 삶을 살아오면서도 늘 형이 전부라 말하던 위선이 아닌, 진짜 자기 삶을 갈구한 욕망을 보인 것.

문강태를 따라 고향에 내려온 고문영 또한 자신을 작품 취급하던 끔찍한 엄마의 존재를 직시했고 치매 환자가 된 아버지 앞에서 트라우마를 마주했다. 이들은 저도 모르는 사이 서로를 변화시키고 있었다.

서로 진짜 모습을 모를 것이라 여겼던 문강태와 고문영은 사실은 그 누구보다 닮은 결핍을 가졌고 자신들을 보듬어줄 따스함이 필요했음을 깨달았다. 울음을 토해내듯 세차게 내리는 폭우 속 마주한 두 사람은 마침내 상처투성이인 서로를 품에 안은 채 온기를 채웠다.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울린 둘의 애틋한 교감이 과연 진정한 힐링 로맨스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등대가 비추는 불빛 아래 이들이 걸어갈 길을 궁금해지게 만들고 있다.

사진=tvN <사이코지만 괜찮아> 영상 캡처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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