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이지영(왼쪽), 안우진. 스포츠동아DB
6월 25경기에서 19승6패를 기록하며 광란의 질주를 마친 키움 히어로즈가 7월을 맞아 이제 단 하나 남은 맨 윗자리를 향해 달려간다. 시즌 전부터 강력한 우승 후보로 지목받은 팀답게 두꺼운 전력의 진가를 한껏 드러내고 있다. 포지션별로 수준급의 예비자원을 갖춰 현 전력으로 두 팀도 만들 수 있다는 평가다.
가장 눈에 띄는 포지션은 역시 안방이다. 지난해부터 든든하게 홈을 함께 지킨 박동원과 이지영이 올해도 번갈아 마스크를 쓰고 있다. 키움은 선발투수들에 따라 전담포수제를 실시하고 있는데, 현재의 전력구성에선 박동원이 주전 포수다. 이지영은 좌완 이승호와 주로 호흡을 맞춘다. 이지영과 함께 배터리 호흡을 맞췄던 1선발 제이크 브리검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박동원이 포수로 출전하는 경기가 더 늘었다.
흥미로운 점은 공수 겸장의 두 선수가 나란히 좋은 활약을 펼치는 경기가 점점 더 많아진다는 것이다. 6월 30일 고척 두산 베어스전에서 키움 선발투수로는 이승호가 나섰다. 기존 배터리 조합에 따라 이날 포수로는 이지영이 선발출전했고, 박동원은 지명타자로 5번에 배치됐다. 둘은 7타점(이지영 3타수 2안타 4타점·박동원 4타수 2안타 3타점)을 합작하며 그야말로 불방망이를 자랑했다. 서로가 서로의 백업포수인 듯하지만, 워낙 좋은 타격감을 지니고 있어 동반활약도 가능한 게 큰 장점이다.
불펜에선 돌아온 파이어볼러 안우진이 조만간 필승조로 출격할 예정이다. 손혁 키움 감독은 7월을 앞두고 “안우진은 부상 여파를 고려해 편한 상황에서 3~4경기 정도를 던지게 할 계획이었다. 두 차례 정도 투구를 더 본 뒤 조만간 필승조로 기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허리 통증을 극복하고 최근 1군에 돌아온 안우진은 직구 최고구속 155㎞를 찍으며 화려한 복귀식을 치렀다. 손 감독은 “안우진을 비롯해 김태훈, 이영준으로 7, 8회를 막을 생각이다. 고정 셋업맨 없이 그렇게 3명을 놓고 상대 타자와의 기록을 따져 최종적으로 기용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지영의 포수 선발출전, 안우진의 필승조 합류 등은 키움이 아직까지 주 전략으로 활용하지 않고 있는 카드다. 예비전력의 무게감만으로도 다른 팀의 주 전력을 압도할 수 있기에 키움의 7월은 더욱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고척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