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AOA의 지민(왼쪽)-전 멤버 권민아. 스포츠동아DB
“일체감 명분 합숙생활 갈등 요인”
소속사 책임있는 관리태도 필요
소속사 책임있는 관리태도 필요
AOA의 전 멤버 권민아가 팀 리더 지민으로부터 괴롭힘을 받아 그룹에서 탈퇴하고 극단적 선택까지 시도했다고 폭로하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잊힐 만하면 불거져온 아이돌 그룹 멤버들 사이의 갈등 양상이 재현된 가운데 관련 상황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충돌하면서 팀 해체 위기로까지 몰릴 수 있다는 경고등은 2012년 걸그룹 티아라가 켰다. 멤버 화영의 탈퇴 과정에서 동료들이 그를 ‘따돌렸다’는 의혹이 일었다. 또 다른 걸그룹 시크릿과 그룹 비스트도 일부 멤버들의 솔로 활동이나 연기자 전향 등을 둘러싸고 갈등을 겪으며 불화설에 휘말리기도 했다. 사실 가요계에서는 이 같은 아이돌 그룹 내부의 갈등 양상은 드러나지 않은 경우가 훨씬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가요 관계자는 5일 “아이돌 그룹 멤버들은 연습생 시절부터 치열하게 경쟁하며 자라왔다”면서 “쉽게 섞이지 못하는 이들을 데뷔시킨 뒤 팀 일체감을 높인다는 명분으로 합숙생활을 하게 하면서 갈등 요인이 잠재돼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속사가 이를 합리적으로 관리해야 하지만 방관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체성과 콘셉트를 일정하게 유지해야 하는 아이돌 그룹의 속성상 이를 명분 삼아 수월한 관리를 목적으로 멤버간 잠재적인 갈등 요인을 방치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최영균 대중문화평론가는 “서로 다른 성격의 사람들이 모인 집단 속에서 갈등을 해소하지 못한 채 속으로만 곪고 문제가 증폭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전체를 위해 일부 멤버의 잘못만을 지적할 경우 당사자는 위기에 빠질 수 있다”며 소속사의 책임 있는 관리의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