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할 승률이면 최선의 결과라고 할 만큼 쉽지 않은 대진의 2주였다. 하지만 7승5패로 승패의 마진 +2를 만들며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주전들이 여전히 복귀하지 않은 가운데 ‘잇몸의 힘’으로 만든 결과라 더 의미 있다. KT 위즈의 여름 대반격에 시동이 걸렸다.
이강철 KT 감독은 6월 23일 수원 NC 다이노스전을 앞두고 “앞으로 2주가 우리 팀의 승부처”라고 밝혔다. NC~한화 이글스~LG 트윈스~키움 히어로즈를 만나는 대진이었다. 한화를 제외하면 모두 5강권에 있는 강팀들이기 때문에 이들을 넘지 않고는 순위 도약이 어려운 게 사실이었다.
그러나 욕심을 낼 순 없었다. 투타 곳곳에 구멍이 뚫려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만 해도 5선발 김민수는 여전히 ‘임시’ 꼬리표를 떼지 못한 상황이었고, ‘클로저’ 이대은의 복귀도 요원했다. 타선에서도 유한준과 박경수가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고, 황재균이 기나긴 슬럼프를 겪고 있었다. 사실 5할이라는 ‘평균의 목표’도 승부수로 여겨졌다.
결과는 초과 달성이었다. 잇몸들로 버텨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지난 2주간 김민수는 17.1이닝을 버티며 1승, 평균자책점(ERA) 3.12로 호투했다. 1군 경력이 일천했던 조병욱도 선발과 불펜으로 1경기씩 등판해 10.1이닝 4실점을 기록했다 필승조도 주권과 유원상, 조현우를 축으로 재편됐다. 특히 황재균이 같은 기간 타율 0.417, 3홈런으로 살아난 게 가장 반갑다.
이제 KT는 조금씩 완전체에 가까워진다.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5월말 말소됐던 이대은은 이르면 이번 주 콜업이 가능하다. 불펜으로 몸을 만들고 있는 김민도 연일 시속 150㎞대 속구를 던지며 희망을 보이고 있다. 필승조가 겪고 있는 짐을 나눠서 진다면 양과 질 모두 잡을 수 있다. 리그 최고의 퍼포먼스를 뽐내고 있는 멜 로하스 주니어 역시 황재균의 활약으로 부담을 덜었다.
KT는 지난해 6월말부터 파죽의 9연승을 내달리는 등 여름 도약에 성공하며 창단 첫 5할 승률의 성과를 냈다. 지금 지난해의 기적을 되살릴 판은 깔려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