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4일 경남 창원 아라미르CC에서 열린 우성종합건설 아라미르 CC 부산경남오픈 3라운드 경기에서 김주형이 17번홀 세컨 아이언 샷을 하고 있다. 사진=KPGA 제공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2020시즌 개막전 우성종합건설 아라미르CC 부산경남오픈에서 파란을 일으킨 김주형(18·CJ대한통운)이 9일부터 나흘간 전북 군산CC 리드·레이크 코스(파72)에서 열리는 두 번째 대회 KPGA 군산CC오픈(총상금 5억 원)에 연속 출격한다.
김주형은 KPGA 데뷔전이었던 부산경남오픈에서 연장 접전 끝에 이지훈(34)에게 우승 트로피를 넘겨주긴 했지만 짜릿한 승부를 연출하며 준우승을 차지했다. 덕분에 세계랭킹도 127위에서 113위로 올라갔다. 부산경남오픈에 이어 군산CC오픈에서도 참가 선수 중 최연소이자 세계랭킹 역시 가장 높다.
2002년 6월 21일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두 살 때 중국으로 건너가 호주에서 살던 5살 때 처음 골프채를 잡고, 필리핀에 거주하던 11살 때 본격적으로 골프에 입문했다. 태국에서 2018년 아시안투어를 통해 프로에 데뷔하는 등 그동안 줄곧 해외에서 생활했다. 지난해 아시안투어의 2부 격인 아시안 디벨롭먼트 투어(ADT)에서 3승을 거두고 11월 아시안투어 파나소닉 오픈에서 역대 두 번째 최연소인 17세 149일로 우승하는 등 아시아무대에선 일찌감치 이름을 날렸다. 올 1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안투어 싱가포르 오픈에서 단독 4위에 올라 올해 디오픈 출전권도 따냈다.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가 290야드 정도로 장타자는 아니지만 드라이버나 아이언, 숏게임 모두 수준급 실력을 갖췄다. 특히 어린 나이에 걸맞지 않게 게임 매니지먼트에도 강하다. 부산경남오픈 3라운드에선 무려 9타를 줄이며 단독 선두에 올랐다. 특히 4라운드에서 1위 이지훈에게 2타 뒤져있던 18번 홀에서 이글을 잡은 과정은 그의 진가를 유감없이 보여준 상징적 장면이었다. 275야드를 남겨놓고 러프에서 친 3번 우드 세컨 샷을 홀 4m 거리에 붙인 뒤 이글 퍼트를 떨어뜨리며 극적으로 연장 승부를 성사시켰다.
비록 연장에서 1.5m 버디 퍼트에 실패하며 패했지만 김주형은 “지난 일을 마음에 담아두는 성격이 아니다. 우승은 놓쳤지만 준우승도 좋은 성적이라고 생각한다”고 웃은 뒤 “만약 이번 대회에서 또 다시 우승 찬스가 찾아온다면 절대로 놓치지 않을 것이다. 개막전의 경험이 강한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주형이 만약 군산CC오픈에서 우승하게 되면 3개월 17일(109일)로 KPGA 입회 후 최단 기간 우승과 함께 18세 21일로 KPGA 코리안투어 프로 신분 최연소 우승 신기록을 작성하게 된다.
김주형은 부산경남오픈 도중 “앞으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가서 세계랭킹 1위를 찍고, 4대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우승하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털어놓기도 했다. 올 시즌 아시안투어가 아닌 KPGA 무대를 주로 누빌 그가 세계랭킹 1위에 앞서 올 해 새롭게 삼은 목표는 KPGA 신인왕. 군산CC오픈을 통해 두 번째로 국내 무대에 서는 그의 샷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