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FC 김도균 감독.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수원FC 돌풍은 김도균 감독(43)의 지도력 덕분이다. 그는 처음 K리그 사령탑을 맡았지만 초보 같지 않은 대범함을 보여주고 있다. 작은 실수에 흔들리지 않고, 큰 그림 속에 자신의 색깔을 입히는 중이다. 김 감독은 “성과를 내고 있는 건 동계 훈련을 열심히 한 덕분”이라고 전했다.
김 감독이 밝힌 상승세의 비결은 ‘공격축구’와 ‘체력’이다.
우선 공격축구가 돋보인다. 그는 “2부 리그의 수비 능력은 1부에 비해 많이 떨어진다. 어느 팀이건 실점하는 건 어쩔 수 없다”면서 “관건은 골이다. 누가 공격력을 강화해서 득점을 많이 하느냐가 승부를 가른다. 공격에 무게를 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공격축구의 색깔은 무엇일까. 김 감독은 ‘전진 패스’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처음부터 우리는 빠른 패스에 초점을 맞췄다. 또 될 수 있으면 전방으로 연결하는 훈련을 많이 했다. 뒤로 돌리거나 옆으로 패스하는 걸 못하게 했다”면서 “훈련을 통해 빠른 전진 패스가 습관화됐다.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전진 패스 덕분에 공격 횟수가 늘고, 슈팅 기회가 많아졌다. 김 감독은 “일단 볼이 전방으로 가야 골을 만들 수 있다”면서 “선수들에게는 어느 위치건 기회가 생기면 슛을 시도하라고 했다. 실수를 질책하지는 않았다. 다행인 건 공격의 마무리 작업까지 잘 이뤄졌다는 점이다”고 했다. 실제로 수원FC는 135개의 슈팅과 69개의 유효슈팅을 기록한 가운데 총 20골을 넣었다. 각 부문마다 전체 1위다.
체력에 대한 자신감도 상당했다. 수원FC의 특징 중 하나는 ‘전방 압박’이다. 공격진은 수비시에도 하프라인 위에서부터 상대를 강하게 조인다. 상대 수비진영에서 볼을 빼앗아 골을 성공시킨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이런 전술을 운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체력이 뒷받침되어야한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체력적으로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우린 동계훈련 때부터 체력 훈련을 많이 해왔다”고 강조했다. 물론 무작정 많이 뛰는 건 아니다. 그는 “90분 내내 전방 압박은 힘들다. 올릴 때는 올리지만 또 내릴 때는 내린다. 효율성을 생각하면서 전술을 쓴다”고 했다. 김 감독은 “이제 이런 패턴이 선수들의 의식 속에 자리를 잡은 듯하다. 훈련의 힘이다”며 만족해했다.
김 감독은 한 가지를 덧붙였다. 수원FC만의 끈끈함이다. 그는 “감독 선임 이전에 지난 시즌 수원FC 경기를 보면서 끈끈함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들었다”면서 “하나로 뭉치는 조직력이 강해진 것도 상승세의 한 요인”이라고 했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