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대구 있어! 시즌2’ 대구, 강렬한 하늘빛 돌풍은 우승까지?

입력 2020-07-0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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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1(1부) 대구FC의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10라운드까지 소화한 ‘하나원큐 K리그1 2020’에서 5승4무1패, 승점 19로 4위에 올라있다. 선두 전북 현대(승점 24), 2위 울산 현대(승점 23)와 격차도 크지 않다.

새 시즌을 준비하면서 대구 조광래 사장은 의미심장한 한마디를 했다. “다음 목표는 우승이다. 왜 못할 것 같나?” 솔직히 부정적이었다. 전북, 울산 등 전통의 강호들이 전력을 계속 보강한 데 비해 대구는 출혈이 더 많아 보였기 때문이다. 주전 수문장 조현우(울산)가 둥지를 옮겼고, 브라질 공격수 세징야는 중국 진출설에 휘말리던 시기였다. 여기에 안드레 감독(브라질)이 사우디아라비아로 훌쩍 떠났다. 그런데도 조 사장은 우승을 언급했고, 대구 구단 직원들 역시 “뭔가 큰일을 저지를 것 같다”며 자신만만해했다.

K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축구인의 일성은 그저 단순한 의지나 뜬구름 잡는 식의 각오가 아니었다. 대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개막이 미뤄진 올 시즌 초반 4경기 무승(3무1패)으로 주춤한 뒤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6월에만 FC서울전 6-0 대승을 포함해 4승1무를 거뒀고, 7월 첫 경기였던 광주FC전에서도 4-2 쾌승을 일궜다. 특히 수원 삼성과 홈경기(3-1), 광주 원정경기는 역전승이라 의미가 더 컸다. 그 사이 FA컵 3라운드에서도 K리그2(2부) FC안양을 적지에서 2-0으로 누르고 6월 이후의 돌풍을 이어갔다.

지금의 기세대로면 대구의 우승은 얼마든지 실현 가능한 꿈이다. 일정도 우승경쟁의 측면에서 보면 아주 좋다. 코앞에 닥친(12일) 울산과 대결을 승리로 장식하고, 18일 3위 상주 상무(승점 20)를 잡는다면 선두권으로 부상할 수 있다.

요즘 대구의 흐름은 2018시즌 막판 구단이 자체 소셜미디어(SNS) 채널을 통해 진행했던 캠페인을 상기시킨다. 울산과 FA컵 결승전을 앞두고 대구는 ‘잘 대구 있어’, ‘계획대로 대구 있어’를 슬로건으로 내세워 선수단에 힘을 실어줬고, 2002년 창단 이후 16년 만의 첫 번째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진정한 승부처를 앞둔 대구는 이병근 감독대행의 신분 조정도 계획하고 있다. 안드레 감독의 뒤를 이은 이 대행은 꾸준히 선수단을 지휘하며 관록과 노하우를 축적시켜왔다. 다행히 과정과 결과도 나쁘지 않다. 대구는 ‘대행 체제’를 고집할 생각이 없다. 적당한 시점이 되면 벤치에 확실하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라도 정식 사령탑 승격이 이뤄질 전망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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