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발렌시아 CF 트위트
‘원더 키드’ 이강인(19·발렌시아CF)이 오랜만에 불을 뿜었다.
이강인은 8일(한국시간) 메스타야에서 열린 2019~2020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5라운드 레알 바야돌리드와 홈경기에서 1-1로 맞선 후반 44분 통렬한 왼발 슛으로 골네트를 흔들었다. 지난해 9월 헤타페전 이후 10개월 만에 다시 가동한 득점포이자 시즌 2호 골.
이강인은 팀에도 큰 선물을 안겼다. 성적부진으로 경질된 알베르트 셀라데스 전 감독의 뒤를 이어 지휘봉을 잡은 보로 곤살레스 감독대행은 부임 3경기 만에 첫 승을 맛봤고, 최근 1무3패의 부진을 5경기 만에 승리로 씻은 발렌시아는 승점 50을 마크해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출전권의 마지노선인 6위(헤타페·승점 53)를 바짝 추격하게 됐다.
이강인의 이날 활약은 굉장한 희소식이다. 최근 발렌시아의 재계약 제안을 거절하고 이적을 요청한 사실이 현지 매체의 보도로 알려진 시점에서 벼락같은 한 방을 터트렸다. 젊고 재능 있는 골게터의 감각이 여전히 살아있음을 증명했다.
스페인 언론에 따르면 2022년 발렌시아와 계약이 끝나는 이강인은 재계약 거부뿐 아니라 이적을 요청했다. 현 상황에서는 발전은커녕 기량 유지도 어렵다고 봤기 때문이다. 지난해 폴란드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한국의 준우승과 함께 골든볼(최우수선수)을 수상한 그이지만 팀의 대우는 박하다. 마르셀리노 토랄 전 감독도, 셀라데스 전 감독도 기회 제공에 인색했다. 곤살레스 대행 체제에서도 2경기 연속 결장했다.
그럼에도 많은 팀들이 이강인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다. 지롱댕 보르도, 올랭피크 마르세유(이상 프랑스), 유벤투스(이탈리아), 아약스(네덜란드) 등 직·간접적으로 전해진 후보 행선지들이 많다. 8000만 유로(약 1078억 원)의 바이아웃이 걸림돌이지만, 현실적인 선에서 협상이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전 세계 축구선수 몸값 전문매체인 트랜스퍼마르크트는 이강인의 시장가치를 1215만 유로(약 164억 원)로 매겼다. 지난해 12월 1800만 유로(약 242억 원)로 정점을 찍은 몸값은 1350만 유로(약 182억 원·3월 기준)를 거쳐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