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꾼’ 극장 동시 VOD 공개 ‘전 세대 관객’ 공략

입력 2020-07-16 14: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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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소리꾼\'이 극장 상영과 동시에 16일 IPTV 및 VOD 서비스를 시작했다. 조정래 감독이 연출하고 명창 이봉근이 주연한 영화는 상상을 통해 판소리의 시작을 찾는 여정이자, \'한\' 서린 민중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작품이다. 사진제공|제이오엔터테인먼트

판소리 영화 ‘소리꾼’이 극장 상영과 동시에 안방에서도 관객을 맞이한다. 16일 IPTV를 비롯해 VOD 서비스를 시작한 영화는 미처 극장을 찾지 못한 다양한 세대 관객에 우리 소리의 기원을 찾는 묵직한 여정을 선사한다.

조정래 감독이 연출하고 국악계 명창으로 꼽히는 이봉근을 비롯해 배우 이유리, 박철민, 김동완이 주연한 ‘소리꾼’(제작 제이오엔터테인먼트)이 1일 개봉해 극장서 관객을 만난 데 이어 원하는 장소에서도 쉽게 작품을 감상하도록 IPTV·VOD 서비스를 시작했다. 여전히 극장에서도 상영하고 있지만, 여름을 겨냥한 한국영화 대작들이 잇따라 개봉하는 상황에서 스크린 확보 등 현실적인 문제를 딛고 폭넓은 관객에 작품을 소개하려는 제작진의 선택이다.

● 소리의 시작 찾는 여정…진솔한 이야기로 완성

‘소리꾼’을 연출한 조정래 감독은 정통 고법 이수자로 판소리 고수로도 꾸준히 활동해왔다. 2012년 판소리와 민요를 전공하는 두 여고생의 이야기인 다큐멘터리 영화 ‘두레소리’로 주목받았고, 2016년 일제강점기 강제 징용된 성노예 피해 여성의 아픔을 다룬 ‘귀향’에서도 국악을 접목해 358만 관객(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의 선택을 받았다.

특히 ‘귀향’은 국내는 물론 아시아 각국과 북미, 유럽에서도 순회 상영됐고 그 과정에서 작품에 삽입된 국악 역시 현지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소리꾼’ 개봉을 앞두고 만난 조정래 감독은 “‘귀향’ 상영을 위해 해외에 가면 다들 음악에 대해 이야기하곤 했다”며 “미국으로 이민 간 사람들, 혹은 현지에서 태어난 한인 2, 3세들이 한국의 정서가 담긴 듯한 음악을 무척 좋아했고 반응도 뜨거웠다”고 돌이켰다.

대학에서 영화 연출(중앙대)을 전공하던 1993년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를 보고 판소리에 빠져 20년 넘도록 고수로 활동한 그는 우리 음악에 대한 주변의 관심을 꾸준히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소리꾼’ 작업을 시작했다.

영화 '소리꾼'의 한 장면. 명칭 이봉근을 비롯해 이유리, 박철민, 김동완, 아역 김하연이 '그 시대 우리의 삶'을 판소리 음악영화로 그렸다. 사진제공|제이오엔터테인먼트



● 여러 세대가 즐길만한 ‘음악영화’

영화는 조선시대 영조시기를 배경으로 팔도를 유랑하는 광대패가 우리 소리를 통해 한을 넘어 희망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치열한 오디션 끝에 주인공을 맡은 명창 이봉근을 비롯해 그의 아내 역의 배우 이유리, 몰락한 양반이지만 극 후반 반전의 열쇠를 쥐고 드라마틱한 스토리를 풀어내는 김동완, 감초 역할을 맡은 박철민까지 출연진 모두 적재적소에서 활약한다.

출연진 가운데 빛나는 ‘보석’도 발견할 수 있다. 극 중 이봉근 딸 역을 맡은 아역 김하연이다. 판소리를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았는데도 발군의 실력을 과시하고 연기력까지 증명해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영화에 삽입된 다양한 판소리는 작품의 또 다른 주인공이다.

이봉근이 아내를 찾는 여정을 ‘심청가’로 풀어내고, 여기에 ‘춘향가’도 접목한다. 판소리를 다루지만 정통성을 잃지 않는 선에서 “판소리임을 의식하지 않고 관객이 받아들이도록” 편곡하는 과정도 거쳤다.

이봉근이 극의 시작을 알리는 의미로 부르는 ‘춘향가’ 속 ‘갈까부다’부터 하나둘씩 모인 광대패의 팔도 유랑을 함축하는 ‘민요연곡’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이봉근과 김하연이 부르는 ‘인당수’는 부녀의 절절한 심정이 담겼고, 마지막 부분에 등장하는 8분 분량의 ‘심봉사 눈뜨는 대목’ 역시 이봉근의 절창으로 완성된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마지막 장면을 위해 이봉근과 고수 역의 박철민은 실제로 4개월간의 연습을 통해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조정래 감독은 총 500여명의 스태프, 배우들과 호흡한 ‘소리꾼’을 두고 “영화는 모든 이들이 모인 영혼의 작업이라는 걸 새삼 느꼈다”며 “(코로나19로 인해)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힘겨운 일상을 보내는 분들에게 작은 위로나마 건네는 영화이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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