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HSA와 함께 하는 홀덤이야기] 트럼프 카드의 여왕들

입력 2020-07-16 15: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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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폴드홀덤TV·전스타크래프트선수 최인규

지난 칼럼에는 트럼프카드에 있는 네 명의 왕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다. 스페이드 킹의 주인공은 구약성경이 전하는 위대한 왕 다윗, 하트 킹의 주인공은 유럽의 아버지이자 프랑크 왕국의 유일한 통치자 샤를마뉴, 다이아몬드 킹의 주인공은 로마의 황제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 클로버 킹의 주인공은 그리스의 위대한 황제 알렉산더 대왕이었다.

이번 기회에 다룰 ‘Q’는 여왕을 뜻하는 퀸의 머리글자로 어떤 역사 속 인물 혹은 신화 속 인물을 나타내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트럼프 카드가 지금의 형태로 고착화 된 것은 중세시대 프랑스에 전파되면서부터다. 그 당시만 해도 인쇄술이 발달하지 않아 모든 카드를 사람들이 직접 그려서 사용했다. 그래서 귀족과 부유층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는데, 특히 여왕을 뜻하는 Q카드의 주인공들은 그 당시 가장 아름답고 역사적으로 유명한 여인들을 그려 넣었다.

스페이드 퀸의 주인공은 그리스 신화의 ‘엄친딸’ 팔라스 아테나(Pallas Atena)다. 제우스와 메티스 사이의 무남독녀 외동딸인 아테나는 올림푸스 12신 중 하나로 정의와 지혜, 무력, 전쟁, 전술, 전략 등을 상징한다. 정의감이 투철한 전사와 영웅, 명예와 영광의 수호신으로 그리스의 폴리스 중 하나이자 현재는 수도인 도시 아테네의 수호신이다. 태어날 때부터 어머니 메티스가 주조한 황금빛의 단단한 투구와 갑옷, 아이기스 방패와 창을 보유한 팔라스 아테나는 칼을 상징하는 스페이드 퀸의 자태를 뽐내고 있다.

다이아몬드 퀸의 주인공은 성경에 등장하는 배반과 불륜의 상징 라헬(Rachel)이다. 구약성경에 의하면 라반의 둘째 딸로 태어난 라헬은 언니 레아(Leah)와 함께 야곱에게 시집가서 요셉과 베냐민을 낳는다. 라헬은 배반을 상징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성경에는 아버지 라반과 야곱을 천연덕스럽게 속이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또 베들레헴에 들어가기 전 야곱의 경고를 무시하고 결국 하느님의 진노를 사서 둘째 아들 베냐민을 낳을 때 극심한 산고에 시달리다 난산하고 죽게 된다. 그래서 아내가 있는 서양 유부남들이 불륜, 간통을 저지를 때 가장 많이 언급하는 성경 인물이 라헬이다.

클로버 퀸의 주인공은 프랑스 왕국 발루아 왕조의 여성군인 잔다르크(Jeanne d‘Arc)다. 아르크의 잔(Jeanne d’Arc), 성녀 요안나 아르켄시스(Sancta Ioanna Arcensis)로도 불리는 잔다르크는 프랑스의 구국 영웅이자 가톨릭교회의 성인, 그리고 프랑스의 수호성인 중의 한 명이다. 잔다르크는 평민 출신으로 잉글랜드 왕국과의 백년전쟁(1337~1453년) 말기에 오를레앙 전투에서 승전하여 전세를 유리하게 역전시켰다. 그의 기적적인 활약으로 인해 결국 프랑스가 백년전쟁에서 이기고, 잉글랜드를 대륙에서 축출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 하지만 잔 다르크는 잉글랜드군에 사로잡혀 정치적인 이유로 인해 조국 프랑스로부터 종교 재판을 받고 억울하게 화형된 뒤 사후 명예가 복권됐다. 잔 다르크는 오늘날까지 그 죽음의 비장미와 함께 열세한 입장에서도 일어나 세상을 바꾼 강인한 여성의 대명사로 자리잡고 있다.

하트 퀸의 주인공은 호머의 ‘일리아스’ 도입부에서 트로이로 납치당해서 그리스와 트로이 간의 전쟁의 원인이 되는 트로이의 헬레네(¤λ¤νη)다. 헬레네는 그리스신화에 등장하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으로 치명적인 아름다움 혹은 배신 등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스파르타 왕 메넬라오스의 아내였지만 트로이 왕자 파리스의 유혹에 넘어가 함께 트로이로 도주하는 바람에 그리스와 트로이 사이에 전쟁이 벌어지게 만든다. 트로이 전쟁이 그리스군의 승리로 끝난 뒤 다시 메넬라오스의 아내가 되어 함께 스파르타로 돌아왔다.

최인규(굿폴드홀덤TV·전 스타크래프트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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