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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69세’는 비극적인 상황에 처한 69세 효정이 부당함을 참지 않고 햇빛으로 걸어나가 참으로 살아가는 결심의 과정을 그린다. 여성으로서, 노인으로서, 사회에서 약자가 감내해야 할 시선과 편견에 대한 화두를 던져 관객들에게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유의미한 논의를 이끌고 자성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다.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에서 명연기를 선보인 예수정 배우가 주연을 맡아 기품 있는 열연으로 진심으로 공감하게 만든다. 관록의 배우 기주봉과 김중기, 김태훈 등 배우들의 안정감 있는 연기로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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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바하’, ‘남한산성’, ‘화차’ 등 수십 편의 장편 영화에 참여한 스토리보드 작가 출신의 임선애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현장에서 쌓아올린 내공을 바탕으로 신중하고 사려 깊은 자세로 인권과 삶에 대한 깊이 있는 고찰을 전한다. 임선애 감독은 “노인과 여성을 따로 떨어뜨려 보려는 사회적 편견과 인간으로 태어나 스스로의 명예와 존엄을 지켜내는 일에 그 어떤 차별이 존재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말하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69세’는 어느 한국영화에서도 한 번도 다루지 않았던, 몰랐다는 이유로 무심코 당연하게 지나쳤던 이야기를 통해 지금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묵직한 울림, 폭발적 열연으로 오랜만에 만나는 한국 영화 수작의 면모를 확인시켜주는 한편, 성별과 연령을 초월한 지지와 응원을 받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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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된 고발문이 영화가 보여줄 내용에 관심을 갖게 하고, 감성적인 이미지의 포스터는 “당신은 날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이제 전, 어려운 고백을 시작하려 합니다”라는 문구로 진한 여운을 더한다.
지금 살아있는,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아야 하고 봐야 하는 영화로 자리매김할 ‘69세’는 8월 26일 개봉한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