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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회 타격으로 본 10개 구단의 특징

입력 2020-07-21 1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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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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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야구에선 갈수록 경기 후반과 불펜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페넌트레이스는 선발투수의 힘으로 어떻게든 버틴다지만, 타자들의 집중력은 높아지고 심판의 스트라이크존은 좁아지는 포스트시즌에는 선발투수들이 정규시즌처럼 오래 버티기 힘들다. 그래서 가을야구는 불펜과 감독의 야구다. 강팀의 진정한 능력은 경기 후반인 7~9회 힘 대결에서 발휘된다.

이와 관련해 눈여겨볼 만한 기록이 메이저리그에 있다. 1920년부터 2014년까지 벌어진 1만981경기 중 선발투수가 7회를 2실점 이내로 막았을 때 승리투수가 될 확률은 고작 37%였다. 다만 선발~셋업맨~클로저로 마운드의 분업화가 자리를 잡은 뒤에는 이 확률이 조금 올라갔다. 2012~2014년의 경우 43%였다.

결국 불펜이 7~9회를 어떻게 버텨주느냐가 승리의 관건이다. 반대로 타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7~9회 상대 불펜을 무너트릴 능력을 갖춰야 승리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20일 현재 KBO리그 10개 구단의 7~9회 타격 성적과 시즌 타격 성적의 차이를 비교해봤다.

뜻밖에도 7~9회 가장 팀 타격이 활발했던 팀은 SK 와이번스다. 시즌 타율과 비교해 무려 0.077(7푼7리)이나 높다. 경기 후반 SK 타선은 0.320의 고타율을 기록했는데, 시즌 타율은 고작 0.243으로 10개 구단 중 9위에 불과하다. 이 기록에서 유추할 수 있는 것은 SK가 경기 초반 방망이가 터지지 않아 계속 끌려갔을 것이라는 점이다. 또 하나는 최고의 7~9회 팀 타율을 기록했지만 영양가는 떨어졌을 것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7~9회 SK의 팀 타점은 73개로 꼴찌 한화 이글스(70타점)에만 살짝 앞섰을 뿐, 나머지 팀들과는 차이가 꽤 컸다. 주자를 모아놓고도 결정적 한방이 모자랐다는 얘기다. 7~9회 팀 타점 1위는 138개의 NC 다이노스다.

SK를 제외하고 시즌 타율보다 7~9회 타율이 더 나은 팀은 NC, 삼성 라이온즈, KIA 타이거즈, 키움 히어로즈였다. 올 시즌 상대 투수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공격력을 자랑하는 NC는 138타점, 31홈런으로 7~9회 팀 타점, 홈런 부문 1위다. 장타로 경기 막판 흐름을 단숨에 바꿀 능력을 갖췄음을 의미한다.

키움도 후반 타격이 더 강하다. 7~9회 팀 타율은 0.280으로 중위권인데, 팀 타점은 120개로 NC에 이어 2위다. 올 시즌 유일하게 팀 타율 3할 이상(0.302)을 기록 중인 두산 베어스는 경기 후반 타율이 0.290이다. 역시 경쟁력이 있다. 7~9회 팀 홈런은 24개(공동 4위), 팀 타점은 115개(3위)다. 삼성은 7~9회 팀 타율(0.300·공동 2위), 홈런(25개·공동 2위), 타점(111개·5위) 모두 상위권인데, 불펜의 능력도 뛰어난 만큼 향후 치고나갈 가능성이 크다.

반면 경기 후반이나 초반이나 한결같은 팀은 한화다. 시즌 타율과 경기 후반 타율이 0.240으로 같다. 7~9회 팀 홈런(10개)과 타점(70개)도 최하위다. 올 시즌 무엇 하나 내세울 것 없는 현실을 여실히 반영하고 있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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