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경륜·경정 재개장 연기 소식에 관련 업계 ‘허탈’

입력 2020-07-23 14: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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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 스피돔의 피스타에 코로나19 극복과 예방을 위한 현수막이 걸려져 있다. 경마와 경륜, 경정의 고객입장 재개장 계획이 갑작스럽게 보류되자 기수와 선수를 비롯한 관련 업계 종사자들의 생활고와 세수 감소로 인한 지방재정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중단됐던 경마와 경륜, 경정 재개장 계획이 갑작스럽게 보류됐다.

당초 한국마사회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은 7월 24일부터 사전 예약 신청을 받아 좌석의 20% 이내에서 고객 입장을 허용해 경주를 재개하려고 했으나 경주를 이틀 앞둔 22일 보도자료를 배포해 잠정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최근 수도권에서의 코로나19 추세 등을 감안하고 프로스포츠 관중입장 시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경주 재개 계획을 연기했다는 설명이지만, 재개장 연기 소식에 기수와 선수는 물론 관련 업계 종사자들은 허탈해 하고 있다.

경마와 경륜·경정은 코로나19가 지역사회 확산이 본격화된 지난 2월 23일 임시 휴장을 결정한 후 약 5개월간 경주를 중단한 바 있다. 마사회의 경우 지난달 19일부터 일반 관중 없이 마주만 100명 이내에서 입장을 허용해 베팅에 참여하는 ‘무관중 경주’를 재개했지만 한계상황에 몰린 말 산업 정상화를 위한 고육지책에 불과할 뿐이다. 경륜과 경정도 소득 공백으로 극심한 생활고에 직면한 선수들에게 소득 보전을 위해 지난 4월과 이번 달, 2회에 걸쳐 무관중 시범경주를 실시했다.

경주산업이 멈추자 세수도 직격탄을 맞았다. 경마·경륜·경정의 매출액 16%는 세원(레저세 10%, 지방교육세 4%, 농어촌특별세 2%)으로 쓰이는데 지금까지 휴장으로 인해 약 7500여억 원의 세수가 감소할 것으로 보여 지방재정 악화가 우려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관련업계 종사자의 피해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마장과 경륜·경정장에 입점한 식당과 편의점 등의 업체는 경주 중단으로 매출이 전무한 상황으로 존폐 위기에 놓여 있다.

관련업계 종사자에 따르면 “재개장 한다는 소식에 일망의 희망이 보였는데 며칠 만에 잠정 연기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허탈할 따름이다. 밀폐된 극장과 노래방 등은 방역 절차를 거쳐 영업을 하는데 사전 예약자에 한 해 입장인원까지 제한해서 재개하겠다고 하는데 왜 경주를 못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하소연을 했다.

한 경륜선수는 “경주 중단으로 생활비가 끊겨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주가 언제 재개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그냥 있을 수만은 없어 대리운전 등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나가고 있다. 하루빨리 경주가 재개돼 팬들에게 멋진 경주를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경마·경륜·경정은 입장인원 제한과 사전 예약 시스템, 마스크 착용 의무, 발열 검사 등 예방지침을 마련하고 꼼꼼한 방역 활동을 하며 재개장을 준비했지만 무산됐다. 향후 재개장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코로나19 이후 언택트 문화가 확산되면서 경마·경륜·경정에 온라인 발매를 도입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온라인 발권 시스템을 도입한 일본, 홍콩, 호주 등의 국가들은 무관중 경주에도 불구하고 큰 타격을 입지 않고 있다. 관련 산업 정상화는 물론 불법 온라인 도박 근절을 위해 온라인 발매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7월 20일 박물관·미술관·도서관 등 수도권 공공시설 운영을 재개했다. 전자출입명부와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 준수를 전제로 수용인원의 30~50%만 입장할 수 있도록 조치한 바 있다.

정용운 기자 sadz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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