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2(2부) 서울 이랜드FC는 ‘3년 내 서울 더비’를 꿈꾸고 있다. K리그1(1부) FC서울과 큰 무대에서 이른 시일 내 자웅을 겨뤄보겠다는 의지다. 대대적 리빌딩을 단행해 선수단의 평균 연령을 크게 낮춘 것도 그래서다.
하지만 쉽지 않다. 뭔가 될 듯 하다가도 금세 풀이 꺾인다. 상승세를 오롯이 이어간 적이 없다. ‘하나원큐 K리그2 2020’에서도 연승은 한 번뿐이다. 특히 안타까운 것은 상위권 팀들과 잘 싸우고도 하위권 팀들에는 고전한다는 점이다.
서울 이랜드는 대전하나시티즌, 부천FC, 경남FC 등 중·상위권 팀들을 꺾고도 FC안양, 안산 그리너스 등에 패해 번번이 도약에 실패했다. 실력차가 거의 없는 리그에서 좋은 성과를 내려면 확실하게 제압할 수 있는 상대는 잡아놓아야 한다.
25일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2 12라운드 홈경기도 6위(승점 15) 서울 이랜드로선 무조건 이겨야 할 한판이었다. 최하위권의 충남 아산을 맞아 내용보다는 결과가 훨씬 중요했다. 리그 1위를 통한 다이렉트 승격은 어려워도 K리그2 플레이오프(PO) 진출권에 오르려면 하위권의 아산은 눌러놓아야 유리하게 잔여시즌을 풀어갈 수 있었다. 당장 8월에는 4차례 원정경기를 치러야 한다.
하지만 ‘혹시나’는 ‘역시나’로 끝났다. 전반 17분 주장 김민균의 선제골로 앞설 때까진 좋았다. 이상민, 김태현이 중심이 된 수비라인이 갑자기 흔들렸다. 쉴 새 없이 배후공간을 내주고, 거친 플레이로 일관하다가 내리 2골을 허용했다.
무엇보다 이길 기회를 스스로 놓쳤다는 점이 뼈아팠다. 11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와 홈경기 역시 역전패로 내줬던 서울 이랜드는 또 다시 1-2 역전패의 쓴잔을 들이켰다. 리듬을 중시해온 정정용 감독은 ‘위닝 멘탈리티’의 이식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어떤 상황에서라도 ‘이기는 버릇’이 중요하다고 여긴다. 뒤늦은 공세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수확을 올리지 못한 아산전은 서울 이랜드에 2연패와 더불어 온갖 과제만 잔뜩 안겨줬다.
잠실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