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던지다가 왜?’ 윌슨 투구동작 둘러싼 논란, 무엇이 문제인가?

입력 2020-07-28 22: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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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5회말 무사에서 SK 최지훈 타석 때 이영재 2루심이 LG 선발 윌슨의 투구에 대해 류중일 감독에게 설명하고 있다. 인천|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LG 트윈스-SK 와이번스전이 열린 28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 2-10으로 뒤진 SK의 5회말 공격 때 LG 선발투수 타일러 윌슨의 투구동작을 두고 한바탕 설전이 벌어졌다.

상황은 이랬다. 선두타자 최지훈 타석 때 윌슨이 초구를 던진 뒤 구명환 주심이 타임을 선언하고 마운드로 올라갔다. 세트포지션에 들어간 뒤 투구 직전 왼발과 오른발을 한 차례씩 구르는 윌슨의 동작을 지적하기 위해서였다. 통역이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가장 먼저 마운드로 향했고, 곧이어 류중일 LG 감독까지 달려나와 이영재 2루심에게 설명을 요구하면서 경기가 중단됐다.

윌슨은 이날도 세트포지션에 들어간 뒤 꾸준히 왼발과 오른발을 한 차례씩 구르는 동작을 취했다. 이강철 KT 위즈 감독이 21일 수원 경기 도중 이를 두고 심판진에게 항의했을 때는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정됐다. 실제로 이날 SK전에서도 4회까지는 윌슨의 투구동작에 대한 어떤 지적도 없었다. SK 벤치에서 항의가 나온 것도 아니었기에 상황이 미묘했다. 류 감독이 덕아웃으로 돌아가면서 상황은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끝이 아니었다. 윌슨이 2구째(시속 126㎞ 커브)를 투구할 때도 같은 동작을 취하자 구 주심이 또 한번 마운드로 향했다. 곧이어 왼발과 오른발을 구르는 동작을 자제하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일단 윌슨은 별다른 어필 없이 심판진의 요구를 수용했지만, LG 입장에선 좋은 리듬이 깨질 수 있어 반가운 상황이 아니었다. 실제로 그 뒤 윌슨은 기존의 발을 구르는 동작 없이 투구하는 과정에서 제구가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문제는 일관성이다. 윌슨은 KBO리그 3년차다. 애초부터 같은 투구동작을 유지했고, 지금까지 별다른 지적을 받지 않았다. 심지어 21일 이강철 감독의 어필 직후에도 윌슨은 같은 동작으로 투구했다. 아무런 문제가 없었기에 지금과 같은 동작을 유지해왔다. 윌슨으로선 다소 황당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고 실점을 최소화한 윌슨의 침착함이 돋보였다.

점수가 크게 벌어져 있던 터라 ‘대세’에 크게 영향을 미치진 않았다. 그러나 손톱 길이 1㎜의 차이까지도 민감한 투수에게 그동안 쭉 유지해온 투구동작을 갑자기 지적한 것은 분명 문제의 소지가 있었다. 루틴과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KBO 심판위원회는 “규칙 위반임을 인지하고 있었고, 21일 경기 다음날 윌슨과 투수코치에게 규칙을 엄격히 적용하겠다고 전달했었다. 그러나 오늘도 윌슨이 같은 자세로 계속해서 투구함에 따라 이영재 심판조장이 투수코치 등 LG 벤치에 해당 내용을 전달하고 주의를 줬다”고 해명했다.

한편 LG는 이날 24점을 뽑아 팀 역대 한 경기 최다득점 기록(종전 22점)을 경신했다.

인천|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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