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SK는 과연 핀토를 고쳐쓸 수 있을까

입력 2020-07-30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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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핀토. 스포츠동아DB

“자기 분에 못 이기는 모습은 본인뿐만 아니라 팀에도 영향을 끼친다.”

박경완 SK 와이번스 감독대행(48)은 29일 외국인투수 리카르도 핀토(26)를 언급하며 작심한 듯 쓴소리를 했다. 팀 분위기를 해치는 행동에 경고의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그럴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 핀토는 28일 인천 LG 트윈스전에서 본인이 주도해 볼배합을 했다. 핀토가 직접 박 대행을 찾아가 “내게 맡겨 달라”고 요청했고, 박 대행도 투수와 포수 모두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일단 핀토의 의견을 존중했다.

문제는 결과와 과정 모두 좋지 않았다는 것이다. 핀토는 4이닝 동안 7안타 5볼넷 2삼진 6실점으로 무너졌고, 팀은 7-24로 참패했다. 4회까지 투구수(85개)를 고려하면 5회까지도 맡길 수 있었지만, 박 대행은 가차없이 교체를 택했다. “4점째를 내준 뒤 모습이 좋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제구가 급격히 흔들린 것은 둘째 문제였다. 야수들에게 불만을 표출하고, 폭투에 홈 베이스커버를 들어가지 않는 등 집중력을 잃은 모습이 역력했다. 오히려 박 대행이 경기 후 미팅에서 선수들에게 “(핀토가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일 때) 바로 조치를 취하지 못해 미안하다”고 사과하기도 했다.

박 대행은 “핀토가 선수들 앞에서 사과했다. 선수들도 받아들였다”며 “(29일) 출근 후 핀토와 면담을 했는데, ‘다음부터는 100% 포수 사인을 믿고 던지겠다’고 하더라. 하지만 그것은 반대다. 핀토도 아직 어리니 반드시 던져야 하는 상황에선 던져야 한다. 다만 ‘포수의 리드를 존중해달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선수들 앞에서 직접 이야기를 했으니 조금은 바뀌지 않겠냐”고 달라진 모습을 기대했다.

스포츠동아DB

SK 선발진의 사정을 고려하면 핀토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핀토와 원투펀치로 활약을 기대했던 닉 킹엄이 팔꿈치 부상으로 웨이버 공시된 탓에 선발진의 무게감이 크게 떨어졌다. 게다가 킹엄의 대체 외국인선수도 투수가 아닌 타자 타일러 화이트다. 투수조의 유일한 외국인선수인 만큼 책임감을 보여줘야 한다. 그러나 핀토는 시즌 초부터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으면 포수를 향해 감정을 그대로 표출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이 장면이 중계화면을 통해 그대로 전달되기도 했다. 시즌 성적도 15경기 4승6패, 평균자책점(ERA) 5.03으로 외국인투수에게 기대하는 모습과 거리가 있다. 박 대행은 핀토의 성적보다도 야구를 대하는 자세에 일침을 가한 것이다. 28일 투구에 대해서도 “맞은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확실히 선을 그었다.

KBO리그에서 뛰는 외국인선수들의 성격은 가지각색이다. 그라운드 안팎의 모습이 다른 선수들도 상당수다. 이를 두고 왈가왈부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라운드 안에서 자신의 감정을 모두 표출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2018~2019시즌 두산 베어스에서 뛰었던 세스 후랭코프도 마운드에만 오르면 예민해지는 모습 탓에 많은 오해를 불렀다. 야구는 팀 스포츠다. 개인의 감정을 지나치게 표출하면 팀 케미스트리를 해칠 수 있다. ‘문화의 차이’와는 다른 문제다. 핀토도 변해야 한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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