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쏟아붓다가 그쳤다가’ 짓궂은 비가 만든 100분의 늘어짐

입력 2020-08-05 21: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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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팬들이 비가 내리자 우산을 쓰고 경기를 관전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 라이온즈-두산 베어스의 주중 3연전 2번째 경기가 열린 5일 잠실구장. 오후 4시 30분경부터 엄청난 양의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비를 피해 스트레칭을 하려던 삼성 선수 일부가 상의를 뒤집어 쓴 채 황급히 실내로 이동했을 정도의 폭우였다. 이 비는 원정팀인 삼성 허삼영 감독의 취재진 브리핑 시간(오후 5시)이 다 되도록 그치지 않았다. 워닝트랙은 물바다가 됐다.

비는 일단 오후 5시 10분경 그쳤다. 그러나 방수포를 덮었던 내야 그라운드에도 물웅덩이가 생기는 바람에 경기 진행 여부는 장담할 수 없었다.

잠시 후 양 팀 선수들은 하나 둘씩 그라운드로 나와 몸을 풀기 시작했다. 천만다행으로 비는 더 이상 내리지 않았다. 방수포를 걷고 스펀지로 물을 빼는 작업에 상당한 시간이 걸려 경기는 예정시간보다 1시간 늦은 오후 7시 30분이 돼서야 시작했다.

그러나 1회말 두산 공격 도중 또 다시 제법 많은 양의 비가 내렸고, 1회말이 끝난 오후 7시 59분경 심판진이 경기 중단을 선언했다. 워닝트랙에 고여 있던 물이 불어난 데다 내야 그라운드 상태가 나빠진 탓에 재개 여부를 장담할 수 없었지만, 결국 40분 뒤인 오후 8시 39분 재개됐다. 좌익수 뒤쪽 워닝트랙은 여전히 물바다였다.

결국 총 100분(1시간 40분)의 긴 시간이 공중에 떴다. 일반적인 흐름이라면, 4~5이닝은 소화했을 법한 시간이다. 두산 9번타자(3루수) 이유찬은 오후 8시 54분에야 첫 타석에 들어섰다. 이날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타자들 중 가장 늦게 타석에 선 것이다. 두산의 3회말 공격이 끝난 시간은 오후 9시 29분이었다. 짓궂은 비가 만든 진풍경이었다.

잠실|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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