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박 불가! 2020시즌 최고 유격수는 롯데 마차도

입력 2020-08-27 14: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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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마차도. 스포츠동아DB

롯데 자이언츠 딕슨 마차도(28)는 올해 KBO리그 올스타 베스트12 팬 투표에서 2주 연속 최다득표를 기록했다. 무려 52만2303표를 얻었다. 유일하게 50만표 이상 획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올해 올스타전은 열리지 않지만, 베스트12 투표는 한창 진행 중이다.

최근의 퍼포먼스를 고려하면 마차도의 득표수는 더 올라갈 전망이다. 마차도는 30홈런을 치는 거포도, 3할대 중반의 고타율을 자랑하는 타자가 아니다. 그럼에도 최다득표를 기록 중인 이유는 분명하다. ‘보는 재미가 있는 선수’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메이저리그(ML) 현역 최고의 유격수로 꼽히는 안드렐톤 시몬스(31·LA 에인절스)의 편안함, 신기에 가까운 수비를 자랑하며 1997~1999시즌 3년 연속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레이 오도네스(전 뉴욕 메츠)의 장점을 섞어놓은 듯한 수비력이 보는 이들을 매료시킨다. 수많은 하이라이트 필름을 생산하며 야구팬들의 시야까지 넓혀주고 있다.

유격수 포지션의 특성을 고려하면, 마차도의 가치는 더 올라간다. 유격수는 내야의 사령관이자 센터라인(포수~2루수·유격수~중견수)의 핵이다. 어려운 타구를 그림 같이 잡아내는 화려함보다는, 수월한 타구를 무난하게 처리하는 안정감이 더 중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박진만(삼성 라이온즈 코치)이 현역 시절 대한민국 최고의 유격수로 지목된 이유도 안정감이 뛰어나서였다. 마차도는 타구를 편안하게 처리하는 안정감을 갖췄다. 포구 직후 글러브에서 공을 빼고 송구하는 동작까지 3박자가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화려함 속의 안정감. 마차도를 더욱 빛나게 하는 요소다. 안타성 타구를 걷어내는 데 그치지 않고, 정확한 송구로 타자주자를 1루서 잡아내는 정확한 송구능력까지 갖췄다. 특히 주자 2루 상황에선 내야를 꿰뚫는 타구를 끊는 것만으로도 실점을 막을 수 있는데, 이를 아웃카운트로 연결하니 더할 나위 없다. 26일 사직 SK 와이번스전 5회초 마차도의 그림 같은 수비에 안타를 도둑맞은 제이미 로맥은 아쉬워하면서도 경의를 표했다.

마차도의 가치는 기록에도 드러난다. 26일까지 올 시즌 87경기에서 10개 구단 유격수들 중 가장 많은 732.2이닝을 소화하며 92.33%의 타구처리율을 기록했다. 총 300회의 수비 상황에서 19개가 내야안타로 이어졌다. 외야로 빠지는 타구를 걷어낸 것까지 고려하면, 이 수치를 가볍게 볼 수 없다. 실책은 4개에 불과하다. 특히 46차례 병살 기회에서 63%(29회)의 엄청난 성공률을 자랑한다. 롯데가 꾸준히 5강을 다투고 있는 비결 중 하나가 바로 마차도의 수비다.

그렇다고 전형적인 수비형 유격수는 또 아니다. 타율 0.309(311타수 96안타), 7홈런, 47타점, 10도루, 출루율 0.370을 기록하며 타선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절체절명의 승부처인 7회 이후, 2점차 이내에서도 타율 0.364(55타수 20안타), 3홈런으로 집중력을 보였다. 수비는 물론 타선에서도 힘을 보태며 종횡무진 활약하니 당연히 사랑받을 수밖에 없다.

사직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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