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북 오른 날개 한교원 “욕심인지 몰라도, 10(골)-10(도움) 하고 싶다!”

입력 2020-08-2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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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K리그1(1부)의 정상은 전북 현대가 차지했다. 3연패와 함께 통산 7회 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올 시즌 우승 전망도 밝았다. 지난 시즌 1부 최우수선수(MVP) 김보경, 아시아쿼터 쿠니모토(일본) 등을 영입하며 전력을 보강했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양쪽 날개였다. 기동력이 좋은 문선민과 로페즈(브라질)가 각각 국군체육부대(상무)와 중국으로 떠났다. 이들의 과감한 돌파와 크로스, 그리고 높은 골 결정력은 전북이 자랑하는 팀 컬러였다. 그들의 빈자리는 커 보였다. 대체자원으로 무릴로(브라질)를 영입했고, 이적생 공격수 조규성을 날개로 투입했지만 기대에 못 미쳤다. 이런 상황에서 제몫을 해준 숨은 살림꾼이 바로 한교원(30)이다.


충주상고~조선이공대 출신의 한교원은 올해 프로 10년차다. 2011년 인천 유나이티드를 통해 데뷔한 그는 2014년 1월 전북 유니폼을 입었다. 그 해 가장 화려했다. 32경기를 뛰며 11골·3도움을 기록했다. 생애 첫 두 자릿수 득점이었다. 이후 짧지 않은 슬럼프가 찾아왔다. 주로 조커로 투입된 그는 지난해까지 5년 동안 겨우 13골에 그쳤다. 한해 평균 3골도 못 넣었다. 지난 시즌에는 아예 득점이 없었다.

그런 그가 부진을 털고 6년 만에 다시 전성기를 맞았다. 이번 시즌 전 경기(17경기)에 출전하며 7골·4도움을 기록 중이다. 그는 전화통화에서 “2014년 이후 선발로 이렇게 많이 출전한 해는 처음”이라며 흐뭇해했다. 공격 포인트가 눈에 띄게 많아진 이유에 대해선 “지난해와 달리 골대 앞에서 확실히 침착해졌다. 어깨가 무거워진 만큼 공 하나하나에 집중했던 게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북은 화려한 스쿼드를 자랑한다. 이는 주전경쟁이 치열하다는 의미다. 한교원에게도 언제나 벅찬 게 팀 내 경쟁이다. 그는 “전북에는 잘하는 선수가 많다. 좋은 선수가 있다가 나가면 또 좋은 선수가 들어온다”면서도 “다행인 건 내가 그들에게서 많이 배운다는 사실이다. 지난 7년간 그랬다. 경기에 나갈 때는 물론이고 벤치에 있을 때도 배운다. 그게 너무 고맙다”며 전북에 대한 무한애정을 드러냈다.

문선민과 로페즈의 공백은 한교원에게도 두려움이었다. 그는 “팬들은 우리가 매년 우승해야 하고, 또 올해도 당연히 우승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우승에 기여했던 문선민과 로페즈가 빠져나가 처음엔 무섭기도 했다. 내가 주전으로 나갔을 때 그들만큼의 경기력이 나오지 않으면 내 부족함이 드러나는 것은 물론이고 전북이 무너질까봐 두려웠다”고 털어놓았다. 그게 동기부여가 됐다. 그는 “스스로 공격적인 경기를 하려고 노력했다. 못 보여주면 안 된다는 생각에 더 집중했다”고 밝혔다. 이번 시즌 활약 덕분에 6월에는 3년 재계약을 했다. 그는 “인정받으려고 노력 많이 했는데, 좋게 평가해주신 것 같다”며 감사를 전했다.

전북은 여름이적시장을 통해 2명의 특급선수(구스타보, 바로우)를 영입했다. 구스타보의 헤딩력과 바로우의 스피드 및 센스는 전북의 전력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한교원도 두 손 들어 환영했다. 그는 “내게도 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 그들이 들어오면서 기회가 더 많아졌다. 분명히 플러스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래저래 커리어 하이의 기회가 왔다. 7골(4도움)은 1부 국내선수들 중 강상우(상주 상무)와 함께 최다 골이다. 또 2014시즌 11골·3도움, 2018시즌 7골·6도움에 이어 3번째로 많은 공격 포인트다. 지금의 페이스라면 생애 최고의 시즌도 가능하다. 그는 “노력을 하고 있다. 조금 더 욕심을 내려고 하는데, 10(골)-10(도움)도 하고 싶다. 도움이 많이 부족한데, 더 집중해보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한교원은 지난해까지 전북에서 매년 우승컵을 안았다. 5차례 정규리그, 한 차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정상에 올랐다. 그는 “우승 복이 터졌다”며 웃었다. 이번 시즌은 어떨까. 그는 “우리는 무조건 우승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 우승을 위해 선수들은 항상 집중한다. 덕분에 좋은 경기력이 나온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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