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한별. 사진제공|KPGA
30일 경기 포천 일동레이크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신설대회 ‘헤지스골프 KPGA오픈 with 일동레이크골프클럽’(총상금 5억 원) 최종 4라운드에서 연장 접전 끝에 프로 첫 챔피언에 올랐다. 나흘간 합계 21언더파 267타로 동률을 이뤘던 ‘2019년 데뷔 동기’ 이재경(21·CJ오쇼핑)과 명승부를 연출하며 우승상금 1억 원을 손에 넣었다. 지난 7월 첫 패권을 눈앞에 뒀다 연장에서 패해 준우승에 그쳤던 KPGA 오픈 with 솔라고CC의 아쉬움도 말끔히 털어냈다.
챔피언조에서 공동 선두 함정우(26·하나금융그룹), 이재경에 한 타 뒤진 공동 2위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김한별은 5번(파4) 홀까지 버디만 4개를 낚아 3타를 줄인 이재경과 나란히 17언더파를 기록했다. 6번(파5) 홀에서 둘이 똑같이 버디를 잡아 18언더파로 달아가고, 함정우가 파에 그쳐 14언더파를 마크하면서 이후 선두 싸움은 사실상 이재경, 김한별 둘만의 싸움으로 진행됐다. 기세가 오른 김한별은 8번(파4), 9번(파3) 홀에서 각각 5m, 9m 버디 퍼트를 연달아 홀컵에 떨어뜨리며 2타 앞선 단독 1위로 치고 나갔다. 그러나 첫 우승에 대한 중압감 때문인지 후반 들어 13번(파4)에서 버디 하나만 기록하며 주춤했다. 그 사이 이재경은 3타를 줄였고, 둘은 21언더파 동률로 결국 플레이오프에 돌입했다.
파4 18번 홀 연장 승부에서 김한별은 126m 거리에서 먼저 친 세컨 샷을 홀컵 2m 앞에 떨구며 이재경을 압박했고, 결국 이재경이 파 퍼트가 남은 상태에서 먼저 버디에 성공하며 치열했던 명승부를 마무리했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 일찌감치 골프를 시작하는 다른 선수들과 달리 중학교 1학년 때 뒤늦게 골프에 입문한 김한별은 지난해 코리안투어에 데뷔해 상반기까지 신인상 포인트 1위를 달렸지만 하반기 주춤하며 이재경에게 생애 한번 뿐인 신인상 타이틀을 넘겨주기도 했다.
전반 9개 홀에서만 7타를 줄이는 등 이날 8언더파를 몰아치며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했던 김한별은 “전반에 너무 잘 풀려 오히려 후반에 더 긴장이 됐다”면서 ‘우승하고 나니 누가 제일 생각나느냐’는 질문에 감격적인 눈물을 흘리며 “앞으로 더 좋은 아들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부모님에 대한 감사함을 내비치기도 했다. “첫 우승은 새로운 시작”이라며 “우리나라에서만 만족하는 선수가 아니라 세계적으로 더 뻗어나가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해외 진출의 꿈도 내비쳤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