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신정락. 스포츠동아DB
한화 이글스 신정락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가장 다급해진 팀은 LG 트윈스였다. 8월 25~26일 서산구장에서 2군 원정경기를 치렀던 LG는 즉시 2군 선수들을 대상으로 조사에 들어가 신정락과 접촉한 선수 2명과 룸메이트 2명을 자가격리시켰다. 1일 새벽 코로나19 진단검사를 긴급히 실시하고, 그 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다. LG는 2군 선수단 전원에게도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도록 했다.
신정락은 지난달 29일부터 고열, 근육통, 두통 등의 증상을 보였고, 31일 검체 검사 결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자의 잠복기는 평균 5.2일이고, 상위 5%는 12.5일까지 간다는 데이터가 있다. 이 때문에 14일간의 의학적 관찰이 필요하다.
신정락에게서 증상이 나타난 시점부터 역산하면 8월 15일 이후 한화 2군과 경기를 치른 팀에선 감염자 발생 가능성이 있다. 한화 2군은 8월 18~20일 이천에서 두산 베어스와 원정경기를 소화한 뒤 21일 SK 와이번스, 22~23일 KT 위즈를 상대로는 서산에서 홈경기를 치렀다. 28일 키움 히어로즈와 고양 원정경기를 끝으로는 경기가 없었다. 이 기간 중 한화와 동선이 겹친 팀들은 선제적 조치를 통해 이상 없음을 확인해야 안심할 수 있다. 한화 2군 선수단과 서산구장 관계자 전원은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다.
KT는 2군을 자체적으로 조사한 뒤 이상이 없음을 확인했다. KBO의 매뉴얼을 준수하면서 2군 연고지인 익산시와 연계해 방역에 더 신경을 쓸 예정이다. 1군 선수들에게도 관련 내용을 알리고 좀더 신경 써서 대비하자고 주문하는 수준에서 조치를 마쳤다. 2군 훈련은 예정대로 한다. 키움은 1일 2군 훈련을 생략한 가운데 따로 검사를 실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2군뿐 아니라 1군 선수들에게도 최근 상황은 남의 일이 아니다. 각 팀은 이동이 불가피한 시즌 도중 모든 선수들을 숙소에만 가둬둘 수 없기에 고민이 많다.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된 뒤부터는 1군 선수들의 원정숙소 식사에도 변화가 생겼다. 그동안 선수들이 사용해왔던 뷔페식당은 이용이 불가능해 도시락으로 방에서 홀로 식사해야 한다. 구단과 코칭스태프는 선수들에게 불필요한 일이 아니면 호텔 밖으로 아예 나가지 말고, 이동할 때도 오로지 선수단 차량만 이용할 것을 신신당부해뒀다.
최근 몇몇 두산 선수들의 사례처럼 밖에서 허튼 행동을 하면 징계도 받기에 모두가 조심하겠지만, 자신도 모르는 새 감염의 위험은 항상 도사리고 있기에 누구도 결과를 장담하진 못한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