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 스포츠동아DB
K리그1(1부) 4연속 우승을 노리는 전북 현대가 또 무너졌다.
전북은 5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19라운드 성남FC와 원정경기에서 0-2로 패했다. 전반 29분 유인수에게 선제골을 내줬고, 후반 6분에는 유인수의 패스를 받은 박태준에게 쐐기골을 얻어맞았다. 안방에서 열린 강원FC와 18라운드 패배(1-2)에 이어 시즌 첫 2연패에 빠진 전북(13승2무4패)은 승점 41에 묶여 선두 울산 현대 추격이 더 어렵게 됐다.
결과도 실망스럽지만 경기력은 더욱 처참했다. 치명적 실수가 너무 많았다. 특히 좌우 사이드가 뻥 뚫려 있었고, 주변의 커버도 없었다. 알 나스르(사우디아라비아)로 이적한 국가대표 주전 왼쪽 풀백 김진수에 베테랑 오른쪽 풀백 이용마저 경고누적으로 결장한 영향이 컸다.
최근 출전할 때마다 실수를 연발한 김진수의 대체 자원 이주용은 이날도 전혀 제 몫을 하지 못했다. 상대가 파고들 공간을 차단할 타이밍에서 뒷걸음질치거나 뒤늦게 따라가다 위기를 자초했다. 최철순도 상대의 빠른 움직임에 헤매다 추가골의 빌미를 제공했다.
성남 김남일 감독은 전북의 전략을 간파하고 있었다. 성남은 조직력으로 상대했다. 반면 전북은 개인기량에 의지한 인상이었다. 강원전과 성남전에서 전북은 모두 같은 패턴으로 당했을 뿐 아니라 ‘천적’까지 얻었다. 전북은 올 시즌 강원에 2전패, 성남에 1무1패로 뒤졌다.
유일하게 유의미한 장면은 포메이션 변화였다. 조세 모라이스 감독(포르투갈)은 포백에 기반을 둔 4-1-4-1을 고수해왔으나, 성남전에서 2골차로 뒤지자 스리백으로 전환했다. 올해 처음 시도한 변화였다.
그러나 효과는 크지 않았다. 수비에서 안정을 찾았지만 상대 공격수의 퇴장으로 인한 결과였고, 공격은 효율적이지 못했다. 전반을 건너 뛴 구스타보와 모 바로우의 후반전 교체 투입도 소용없었다. 전북전 이전까지 홈 9경기 무승(3무6패)에 시달렸던 성남은 고유의 장점인 탄탄한 디펜스로 뒤늦게 안방에서 첫 승을 챙겼다.
경기 후 모라이스 감독은 “(울산과) 격차가 벌어져도 경기가 남았다. 끝까지 리그 우승에 도전할 것이고, FA컵 역시 마찬가지다. 매 경기 잘 치르는 게 중요하다”며 “쫓기거나 고개를 숙이지 않았으면 한다”고 선수들을 독려했다.
전북은 뼈아픈 패배의 악몽을 안긴 성남을 상대로 23일 FA컵 홈 4강전에서 복수와 함께 결승 진출을 노리지만, 지금의 흐름과 분위기로는 그다지 희망적이지 않은 편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