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강 확정’ 상주, 내친김에 역대 최고 성적까지

입력 2020-09-06 16:14: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상주 상무 감독 김태완. 스포츠동아DB

상주 상무 감독 김태완. 스포츠동아DB

“여기(군대)에서만이라도 선수들이 행복하게 축구를 했으면 해요.”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프로까지,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온 선수들이 그간의 중압감을 털고 즐겁게 축구를 했으면 한다는 취지에서 K리그1(1부) 상주 상무 김태완 감독이 시도한 이색 축구철학이다.

대한민국의 건장한 남성이라면 감내해야 할 청춘의 짐, 1년 6개월의 군 복무가 달가울 리 없지만 국군체육부대(상무) 축구단은 다르다. 성적과 타이틀에 대한 고민 없이 이곳의 청년들은 한 번도 경험하지 않은 삶을 살고 있다. 어느 때보다 즐겁게 축구를 하고, 그동안 찾지 못한 스스로의 잠재력을 폭발시키며 충분히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낸다.

상주는 올 시즌 성적과 관계없이 내년 시즌을 K리그2(2부)에서 맞이한다. 경북 김천으로 연고지를 옮기면서 활동무대도 바꾸게 됐다. 하위리그 강제 이주처럼 동기부여가 떨어지는 상황은 없지만, 상무 선수단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선수들과 함께 팀도 선전을 거듭한 결과, 상주는 K리그1 파이널 라운드 상위그룹(1~6위) 진입을 조기에 확정했다. 4일 홈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19라운드에서 수원 삼성을 1-0으로 누르고 10승4무5패, 승점 34로 단독 3위를 고수했다. 정규 라운드 남은 3경기의 승패는 상주의 6위권 진입에 더는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광주 시절을 거쳐 2011시즌부터 K리그 식구로 합류한 상주가 파이널 라운드 상위그룹에 오른 것은 이번이 2번째다. 승강제 시행과 함께 스플릿 시스템이 도입된 이래 상주는 2016시즌 처음으로 ‘윗물’을 경험했다. 그러나 더 큰 전진은 없었다. 38경기에서 12승7무19패, 승점 43으로 6위에서 멈췄다.

K리그2에서 2차례 최고봉(2013·2015년)을 밟고 강등과 승격의 기쁨을 맛본 상주는 여기에서 그칠 수 없다는 의지다. 올 시즌 1차 목표를 달성했으니, 이제는 최대한 높은 고지에서 아름답게 ‘유종의 미’를 거두려고 한다.

4년 전에는 우승 팀 FC서울(승점 70)과 격차가 굉장히 컸다. 선두와 간격을 최소화하면서 3위 이내로 시즌을 마치겠다는 의지다. 지금의 기세대로라면 불가능하지 않다. 파이널 라운드 5경기에서 ‘우승 브레이커’로의 역할도 기대된다. “우리만의 기운이 있다.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상대를 존중하되, 두려워하지 않고 행복하게 싸우면 선수들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이 김 감독의 신념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