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이형종-LG 홍창기-KT 배제성-두산 김재호. 스포츠동아DB
LG 트윈스, KT 위즈, 두산 베어스는 각각 7연승, 6연승, 3연승에서 제동이 걸린 뒤 3·4위 자리를 놓고 대치 중이다. 한때 1위를 넘보던 LG가 2연패를 당하면서 키움 히어로즈가 선두 NC 다이노스의 대항마로 재부상했다.
9일 현재 두산과 LG는 각각 41경기, KT는 43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이제는 총력전의 시기다. 지난해에도 두산은 43경기를 남겨놓고 선두 SK 와이번스와의 8경기 차이를 뒤집고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승리와 패배의 가치와 무게가 점점 높아지는 시기이기에 실책과 멘탈 에러, 누상에서 주자의 허무한 객사는 다른 때보다 훨씬 더 깊은 상처를 팀에 안긴다.
7연승 이후 롯데 자이언츠, KIA 타이거즈에 잇달아 패한 LG가 대표적이다. 루키 이민호가 선발등판한 7일 사직 롯데전 때는 1회말 2사 1루서 우익수 이형종의 타구 판단이 경기의 흐름을 바꿔놓았다. 이대호의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 캐치하려다가 2루타로 만들어주면서 결국 한 이닝 6실점을 자초했다.
아쉬운 장면은 또 있었다. 1-10으로 뒤진 3회초였다. 선두타자 홍창기, 1사 1루서 타석에 들어선 이형종이 모두 안타를 친 뒤 2루를 노리다 아웃됐다. 결국 LG는 로베르토 라모스의 우중월 2점홈런까지 4연속안타를 뽑고도 2점밖에 따라가지 못했다. 만약 라모스의 홈런이 무사만루서 터졌더라면 롯데는 끝까지 안심하지 못했을 것이다.
LG는 8일 광주 KIA전에서도 2-1로 앞선 7회말 2사 1루서 이진영의 타구를 2루수 장준원이 놓친 아쉬움을 극복하지 못한 채 프레스턴 터커에게 역전 결승 2타점 2루타를 내주고 말았다. 반면 KIA는 8회초 무사 1·2루 위기서 우익선상으로 빠져나갈 듯하던 홍창기의 안타성 타구를 1루수 유민상이 몸으로 막아낸 덕분에 가을야구의 불씨를 살릴 수 있었다.
6연승의 KT 역시 8일 잠실 두산전 2차례 만루 찬스에서 두산의 엄청난 호수비로 인해 득점하지 못했지만, 0-3의 열세를 뒤집을 기회는 충분했다. 그러나 6회말 2사 3루서 배제성이 폭투로 4점째를 내주면서 승부는 기울었다.
두산도 마찬가지였다. 이튿날 KT전 3회초 무사 1루서 심우준의 병살타성 타구 때 유격수 김재호의 실책으로 무사 1·2루 위기에 몰린 끝에 먼저 2실점했다. 4연승을 노리던 두산이었지만, 끝내 그 실책의 부담을 이겨내지 못한 채 연장 11회 접전에서 2-4로 패했다. 이제부터는 끝까지 잘 버티는 팀이 승자고 강팀이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