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포트] 수원의 라이벌을 거부한 서울, ‘감독교체 효과’ 없던 수원

입력 2020-09-14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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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0’ FC 서울과 수원 삼성의 경기가 열렸다. 서울 윤주태와 수원 김민우가 경기 시작 전 주먹을 맞대며 인사하고 있다. 상암|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치욕의 강등 위기를 맞은 K리그1(1부) 수원 삼성은 ‘오랜 라이벌’ FC서울과 통산 100번째(리그 91번째) 슈퍼매치를 앞둔 8일 “제6대 사령탑으로 ‘팀 레전드’ 박건하 감독을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닷새 뒤인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20라운드. 수원 벤치에 카메라 플래시가 번쩍였다. 회색 트레이닝복 차림의 박 감독을 따라 많은 사진기자들이 움직였다.

가장 뜨거웠던 라이벌전이지만 최근 분위기는 민망하다. 2015년 4월 5-1 대승 후 수원은 서울을 잡지 못했다. 서울이 9승8무로 압도했다. 이 때문인지 미디어는 유럽생활을 마치고 서울로 컴백한 기성용과 선수시절 수원의 창단 멤버로 활약한 박 감독에 더 주목했다.

3골씩 주고받은 7월 첫 만남 때만큼은 아니지만 이날도 치열했다. 6위 싸움에 나선 서울도, 잔류에 목숨을 건 수원도 꼭 승부를 내야 했다.
‘0의 균형’은 전반 6분 깨졌다. 수원 수비수 조성진이 서울 윙 포워드 조영욱의 크로스를 걷어내다 자책골을 기록했다. 수원이 반격했다. 전반 19분 윙 포워드 김태환이 얻은 페널티킥(PK)을 염기훈이 꽂아 넣었다.

13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0’ FC 서울과 수원 삼성의 경기가 열렸다. 서울이 수원에 2-1로 승리를 거둔 뒤 선수들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상암|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후반전에 임하며 서울이 기성용과 박주영을 동시에 투입해 빠르게 승부수를 띄웠다. 부상당한 조성진을 전반 중반 바꾼 수원은 후반 7분 김건희를 투입했으나 타가트, 헨리 등 외국인선수들을 거의 제외한 채 원정에 나선 박 감독이 쥔 카드는 많지 않았다.

모든 기운이 서울에 쏠렸다. 기성용의 안정된 볼 배급과 박주영의 폭넓은 활동량에 힘입어 탄력을 받자 리듬이 살아났고, 후반 15분 한승규가 골네트를 흔들었다. 결국 서울이 3경기 무승(2무1패)에서 벗어나 시즌 7승(3무10패)째를 수확하며 승점 24로 6위권 진입에 한 발 다가선 반면 ‘사령탑 교체 효과’조차 보지 못한 수원은 4승5무11패, 승점 17에 그쳐 11위 탈출에 실패했다.

“준비한 부분이 잘 맞아 떨어졌다”는 서울 김호영 감독대행과 “파이널 라운드 그룹A(1~6위)에 올라 수원과 더 만나고 싶지 않다”는 한승규의 유쾌한 웃음과 달리 박 감독은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됐다”며 고개를 숙였다.

상암|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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