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0’ FC 서울과 수원 삼성의 경기가 열렸다. 서울 윤주태와 수원 김민우가 경기 시작 전 주먹을 맞대며 인사하고 있다. 상암|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가장 뜨거웠던 라이벌전이지만 최근 분위기는 민망하다. 2015년 4월 5-1 대승 후 수원은 서울을 잡지 못했다. 서울이 9승8무로 압도했다. 이 때문인지 미디어는 유럽생활을 마치고 서울로 컴백한 기성용과 선수시절 수원의 창단 멤버로 활약한 박 감독에 더 주목했다.
3골씩 주고받은 7월 첫 만남 때만큼은 아니지만 이날도 치열했다. 6위 싸움에 나선 서울도, 잔류에 목숨을 건 수원도 꼭 승부를 내야 했다.
‘0의 균형’은 전반 6분 깨졌다. 수원 수비수 조성진이 서울 윙 포워드 조영욱의 크로스를 걷어내다 자책골을 기록했다. 수원이 반격했다. 전반 19분 윙 포워드 김태환이 얻은 페널티킥(PK)을 염기훈이 꽂아 넣었다.

13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0’ FC 서울과 수원 삼성의 경기가 열렸다. 서울이 수원에 2-1로 승리를 거둔 뒤 선수들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상암|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후반전에 임하며 서울이 기성용과 박주영을 동시에 투입해 빠르게 승부수를 띄웠다. 부상당한 조성진을 전반 중반 바꾼 수원은 후반 7분 김건희를 투입했으나 타가트, 헨리 등 외국인선수들을 거의 제외한 채 원정에 나선 박 감독이 쥔 카드는 많지 않았다.
모든 기운이 서울에 쏠렸다. 기성용의 안정된 볼 배급과 박주영의 폭넓은 활동량에 힘입어 탄력을 받자 리듬이 살아났고, 후반 15분 한승규가 골네트를 흔들었다. 결국 서울이 3경기 무승(2무1패)에서 벗어나 시즌 7승(3무10패)째를 수확하며 승점 24로 6위권 진입에 한 발 다가선 반면 ‘사령탑 교체 효과’조차 보지 못한 수원은 4승5무11패, 승점 17에 그쳐 11위 탈출에 실패했다.
“준비한 부분이 잘 맞아 떨어졌다”는 서울 김호영 감독대행과 “파이널 라운드 그룹A(1~6위)에 올라 수원과 더 만나고 싶지 않다”는 한승규의 유쾌한 웃음과 달리 박 감독은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됐다”며 고개를 숙였다.
상암|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