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로하스(왼쪽), LG 김현수. 스포츠동아DB
2020시즌 KBO리그가 막바지에 이르면서 한 해 동안 피땀을 흘린 선수들의 결과물도 완성돼가고 있다. 바로 자신의 커리어에 평생 남을 ‘기록’이다. 차곡차곡 쌓이는 ‘숫자’는 모든 선수에게 특별하지만, 올해는 유독 타자들에게 더욱 더 의미 있게 다가간다. ‘투고타저’였던 지난해의 아픔을 씻어낼 수 있어서다.
투수들이 강세를 보였던 2019년 타자들은 기를 펴지 못했다. 홈런왕은 33개로 만족해야 했고, 타점왕은 113개가 최고치였다. 앞선 해들과 비교하면 유도 타자들의 기록 하락이 두드러졌던 시즌이었다.
그 중에서도 타점 부문에선 상당수 강타자들이 체면을 구긴 해였다. 강타자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100타점 타자가 5명밖에 나오지 않았다. 이들 중 올 시즌에도 KBO리그에서 뛰고 있는 타자는 키움 히어로즈 김하성, KT 위즈 멜 로하스 주니어, 두산 베어스 오재일뿐이다.
10개 구단 체제가 시작된 2015년부터 2018년까지는 매 시즌 10명 이상의 100타점 타자가 나왔다. 가장 적었던 2017시즌에도 11명이 세 자릿수 타점을 올렸고, 그 외 3시즌(2015·2016·2018년)에는 14명이 100타점을 찍었다. 이 숫자만 봐도 2019년의 투고타저가 얼마나 심상치 않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1년간 숨을 고른 것일까. 올해는 지난해와 양상이 크게 다르다. 100타점 타자가 다시 두 자릿수를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21일까지 100타점 고지를 밟은 타자는 2명이다. KT 로하스(104개)와 LG 트윈스 김현수(101개)가 세 자릿수 타점을 이미 넘어섰다.
90타점대를 기록 중인 타자들도 여럿이다. NC 다이노스 나성범(93개)과 양의지(92개), KIA 타이거즈 프레스턴 터커(92개), 키움 이정후(91개)와 김하성(90개)이 100타점을 바라보고 있다.
몰아치기에 능한 두산 김재환(89개),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84개), NC 애런 알테어(88개) 등도 얼마든지 100타점을 겨냥할 수 있는 타자들이다.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지난해 대거 실종됐던 100타점 타자들이 올해는 다시금 득세할 전망이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