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그런데 당사자들만 이날 경기를 주목한 것은 아니다. ‘하나원큐 K리그1 2020’ 정규 라운드(팀당 22경기)를 마치고 파이널 라운드 그룹A(1~6위) 진입을 확정한 팀들도 FA컵 4강전을 유심히 살폈다.
상위 6개 팀이 5경기씩 치르는 파이널A 무대에는 2가지 포인트가 있다. 올 시즌 개막 직후부터 대립각을 세운 울산과 전북의 우승 경쟁,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 경쟁이다.
공교롭게도 파이널A에 진입한 6팀 중 3팀이 FA컵 4강에서 결승 진출을 다퉜다. 울산, 전북, 포항이다. 성남은 막판 뒷심 부족으로 파이널B(7~12위)로 내려앉아 치열한 생존경쟁을 뚫어야 한다.
일단 내년 ACL 티켓 경쟁은 종전보다 수월한 편이다. 놀라운 퍼포먼스로 파이널A에 오른 ‘군팀’ 상주 상무가 2021시즌부터 경북 김천으로 연고지를 옮기면서 규정에 따라 K리그2(2부)로 내려가기 때문이다. 특히 상주는 팀 구조상 AFC가 ACL 출전 조건으로 내건 ‘클럽 라이선스’를 보유하지 못해 아무리 잘해도 아시아 클럽 대항전에는 나설 수 없다.
이에 상주를 제외한 나머지 파이널A 5팀이 K리그에 배당된 ACL 티켓 3장을 놓고 싸우면 된다. 상주의 최종 성적에 따라 5위에게도 ACL 출전권이 주어질 가능성이 있다. 5위 대구FC와 극적으로 6강에 합류한 광주FC에도 충분한 기회가 있다는 얘기다.
다만 여러 가지 ‘경우의 수’ 가운데 한 가지만은 피하고 싶었다. 성남의 우승이다. 2014년에 이어 성남이 통산 3번째 타이틀을 차지할 경우, 파이널A의 ACL 출전권이 1장 줄기 때문이다. 파이널A 진입 팀들이 “누구든 우승하면 축하해줄 용의가 있지만 성남만은 안 된다”며 FA컵 4강전을 예의주시한 이유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